제78장

차재욱의 손길에 강서현은 마치 온몸에 가시가 돋친 듯 몸을 피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혐오감이 가득했다. “차재욱, 우린 이미 이혼했어. 그렇게 부르지 마.” 그녀의 민감한 반응에 차재욱은 씁쓸하게 입술을 오므렸다. 그는 이제 그녀의 이름을 친절하게 부를 권리조차 없었다. 이런 생각에 그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네. 알겠습니다. 강 선생님, 저 대신 아들을 돌보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 밥을 먹고 가시죠.” 그는 강서현이 거절할까 봐 조심스럽게 말했다. 강서현이 더 이상 차재욱과 차현승을 신경 쓰지 않을까 봐 두려워진 콩이는 깜짝 놀라 바로 그녀의 옷자락을 잡아당기고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엄마.” 콩이의 부름에, 강서현은 정신이 멍해졌고, 눈에는 놀라움으로 가득찼다. “콩이야. 방금 뭐라고 했어?” “엄마.” 콩이는 강서현의 품에 안겨 그녀의 목을 꼭 껴안고 귓가에 속삭였다. 다시 한번 콩이의 목소리를 듣자, 강서현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녀의 딸은 마침내 그녀를 엄마라고 불렀다. 콩이에게 자폐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그녀의 몸 안의 모든 신경이 다 팽팽해져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던 적이 빈번했었다. 꿈에서도 콩이가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길 바랐는데, 이제 그녀의 오랜 염원이 이루어졌다. 여기까지 오는데 그녀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오직 그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에 강서현은 눈시울을 붉히며 콩이를 꼭 껴안고 흥분한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드디어 엄마라고 불렀어. 엄마는 지금 너무 기뻐.” “엄마, 엄마.” 콩이는 강서현이 잔뜩 흥분한 것을 보고 작은 목소리로 연이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콩이가 그녀를 부를 때마다,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방울 방울 흘러내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순식간에 두 뺨을 흠뻑 적셨다. 이런 모습에, 차재욱은 가슴이 욱신거렸다. 그는 강서현이 오랫동안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