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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

그 말에 차재욱은 잔뜩 의아해하며 물었다. “강서현의 한약 처방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는 강서현은 항상 약 먹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고 생각했었다. 한약은 고사하고 주사를 맞을지언정 약을 먹는 것을 원치 않아 했었다. 그런데 그의 집에 강서현의 한약 처방전이 있다고? 휴대폰 너머에서 확신에 찬 집사의 말이 들려왔다. “네. 확실합니다. 그것도 여러 장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석 달치 분량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4년 전, 제 기억으론 사모님께서 어떤 병에도 걸리지 않으셨단 거로 알고 있는데…” 그 말에 차재욱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설사 그녀가 병이 나서 한약을 먹고 있다고 해도, 왜 그를 속인 것일까? “곧 집에 갈 테니 물건을 가지고 내려오세요.” 차재욱이 분부했다. 그렇게 10분도 안 돼, 차재욱은 집에 도착했다. 집사가 건네준 물건을 확인하자, 그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빽빽이 들어찬 한약을 보고 있자니, 강서현이 약을 먹으며 괴로워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선했다. 강서현은 도대체 그에게 무엇을 숨겼고, 왜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치료 방식을 택한 것일까? 잠시 후, 차재욱은 휴대폰을 꺼내 소익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와서 현승이 몸에 문제가 없는 진찰해줘, 너한테 따로 물어볼 것도 있고.” 그 말에 소익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무슨 일이야? 강서현 씨가 너한테 다시 만나자고 했어? 만약 그게 아니라면 가지 않을 거야.” “오라고 하면 오면 되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짜증이 가득 담긴 듯한 그의 말투에 소익현은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차재욱. 혹시 내 추측이 맞아? 정말 뒤늦게 사랑 놀음을 하고 있는거야? 늦바람이 무섭다는 거 알고 있지?” 그 말에 차재욱은 이를 꽉 악물었다. “8시 반까지 못 오면 병원 문 닫을 준비를 하는 게 좋을 거야.” 그러자 소익현은 깜짝 놀라 감히 더 이상 조롱할 수가 없었다. “알았어. 당장 달려갈게. 나의 재물신령님.” 십여 분 후. 파란색 스포츠카에서 내린 소익현은 당당한 걸음걸이로 차재욱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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