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장
이 말을 들은 차재욱은 몇 발짝 뒤로 물러섰다. 그러더니 땅바닥에 주저앉아 머리를 꼭 껴안았다. 그는 자기 얼굴에 흐르는 것이 빗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었다. 추워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몸을 계속 덜덜 떨고 있었다.
‘아파… 가슴이… 가슴이 너무 아파… 숨이 막힐 것 같아.’
그는 당시 강서현은 강인한 사람이니 실패한 결혼에서 곧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진이나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혼을 감행한 것이었다. 그는 차현승이 강서현을 오해한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아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침묵을 택했었다. 그래서 강서현이 이 모든 고통과 상처를 혼자 짊어지도록 내버려두었다.
이런 생각에 차재욱은 손을 뻗어 자신의 머리를 몇 대 세게 내리쳤다.
그는 대체 얼마나 나쁜 놈이었기에 자신을 사랑하는 여자에게 이렇게 매정하게 굴었을까.
그의 이런 모습에도 이준의 얼굴에는 조금의 동정심도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차갑고도 서늘한 목소리로 그에게 경고만 할 뿐이었다.
“그래서, 대표님이 서현이에게 한 발짝 씩 다가가는 건 서현이의 지나간 상처를 들추는 격입니다. 정말 더 이상 서현이가 고통 속에서 사는 걸 원치 않으시다면 부디 서현이 곁에서 떠나주세요.”
말을 마치고, 이준은 더 이상 차재욱을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자리를 떠났다.
비는 점점 더 거세지고 천둥번개도 점점 격렬해졌다.
하지만 차재욱은 이런 것들을 느끼지 못하는 것마냥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있을 뿐이었다.
현재 그의 머릿속은 온통 이준이 조금전 했던 말뿐이었다. 마음속은 온통 강서현이 자신 때문에 받은 고통뿐이었다.
그는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강서현의 이름을 불렀다. 한 번 외칠 때마다 그의 마음은 칼로 살을 도려내는 듯 아파왔다.
결국, 차재욱은 끝내 심장을 부여잡고 차가운 빗 속에 주저앉고 말았다.
한참 뒤, 차 안에서 그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는 원래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휴대폰 벨소리는 끊길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제서야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차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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