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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이 말을 들은 강서현은 참지 못하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녀와 차재욱은 확실히 술에 취해 잠자리를 가지게 되어 차현승을 임신하게 된 것이다. 당시, 강서현은 아이를 없애려고 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차재욱이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녀와 결혼한 것이란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재욱은 수술대에 오르려던 강서현을 제지하고,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여 아이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다고 책임감 있게 말했었다. 그리고, 차재욱은 자신의 말을 끝까지 지켰고. 결혼 후 그는 그녀와 아이에게 모두 잘해주었다. 그는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빠였다. 나중에 되어서야 이 모든 것이 진이나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그녀의 임신까지 전부 계산된, 음모일 줄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강서현은 마음속의 감정을 최대한 감추려고 애써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걸 내가 신경 쓸 것 같아? 이유가 뭐든 간에, 난 너보다 먼저 차재욱이랑 잠자리를 가졌고, 네가 가진 차재욱은 그저 내가 쓰다 버린 물건에 지나지 않아.” “강서현. 이걸 보고도 그렇게 웃을 수 있겠어?” 이내, 진이나는 병원 진단서를 강서현에게 건네주었다. [환자:진이나. 진단 결과: 교통사고로 인해 자궁이 심하게 손상되어 아이를 가질 수 없다.] 이를 본 강서현은 속으로 말도 안 되는 추측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생각에 심장은 마치 누군가가 쥐어짜는 것처럼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아파왔다. 그녀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진이나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재욱이는 내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나에게 아이를 하나 안겨주겠다고 약속했어. 그래서, 너랑 잠자리를 가질 계략을 꾸몄던 거야. 그게 아니라면, 차재욱처럼 똑똑한 사람이 어떻게 고작 어린 비서의 꾀에 넘어가 임신까지 시킬 수 있겠어? 강서현. 네가 강진 그룹에 들어온 날부터, 넌 나를 위해 살아온 거야. 나를 위해 방패막이가 되었고, 나를 위해 아이를 낳았어. 처음부터 끝까지 너는 차재욱에게 이용당한 거야. 그런데 그런 네가 무슨 자격으로 지금 내 앞에서 위세를 부리고 있는 거야?” 강서현은 차재욱이 자신을 방패막이로 삼은 것이 그가 한 최악의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보니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는 그저 그녀에게 최악보다 더 최악인 일을 일삼을 뿐이었다. 차재욱은 강서현을 방패막이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는 기계로 여기기도 했었다. 애석하게도, 당시 강서현은 차재욱이 그녀에게 잘해주는 건 전부 자신을 좋아해서 그런 거라고 착각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전부 음모일 뿐이었다. 순간, 강서현의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차재욱이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차재욱과 함께 살아온 4년이란 시간 동안 그의 속임수에 놀아났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차재욱은 착한 남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열연을 펼쳤고, 강서현은 그런 차재욱에게 깊이 빠져들었었다. 강서현은 차재욱을 아주 사랑했었다. 그의 사업을 위해 자신의 꿈도 포기하고, 그에게 딸을 낳아주기 위해 목숨을 걸기까지 했었다. ‘그땐 정말 어리석었어. 아무런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니…’ 강서현은 코웃음을 쳤다. 진이나를 비웃는 것이 아니라, 당시 바보 같았던 불쌍한 자신을 비웃는 것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가운 눈빛으로 진이나를 바라보았다. “나랑 차재욱은 어떤 이유로든 함께 했어. 난 언제나 차재욱의 첫 번째 여자였고, 현승이도 영원히 내 아들이라는 건 바꿀 수 없는 사실이야.” 그 말에 진이나는 화가 나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게 뭐가 어때서? 이제 두 사람은 모두 내 거야. 넌 이미 두 사람에게 버림받았어. 다시는 그들의 사랑을 받지 못할 거야. 강서현, 이 감정에서 넌 그저 이용당하는 도구일 뿐이야. 쓸모가 없어지면 쓰레기처럼 가차없이 버려지지.” 강서현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내가 차재욱의 계략에 넘어갔으니, 넌 내가 멍청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난 그동안의 생활을 즐긴거였어. 어쨌든 차재욱은 얼굴도 잘생기고 능력도 뛰어난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고, 훌륭한 유전자를 가진 아들까지 낳았으니 오히려 내가 득을 본 것 같은데?” 그 말에 조금 전까지 오만방자했던 진이나의 기세가 순식간에 꺾이고 말았다. 강서현의 말이 맞았다. 온 경성의 여자들 중에 차재욱과 하룻밤을 같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여자는 없을 것이다. 그녀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그와 잠자리를 같이 한 여자는 오직 강서현밖에 없었다. 심지어 차재욱과 진이나는 약혼한 지 4년이나 지났지만, 차재욱은 진이나에게 손도 대지 않았다. 그러니 그녀가 어떻게 강서현을 질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진이나는 화가 나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붉게 혈안이 된 눈으로 강서현을 노려보며 말했다. “강서현, 이 뻔뻔한 여자야. 네 유전자가 뛰어나지 않았다면 네가 어떻게 재욱이의 아이를 가질 수 있었겠어?” “뻔뻔함 따위는 너희들에 비하면 나는 아직 멀었어.” 말을 마치고 그녀는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진이나는 지금까지 이런 모욕을 당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저주를 퍼부었다. “강서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만들거야.” 그녀가 자리로 돌아왔을 때, 강서현은 이미 떠난 후였다. 문득 자신을 비웃던 강서현의 표정이 머릿속에 떠올라, 진이나는 참을 수가 없어 차재욱의 팔을 잡아당겼다. “오늘 나도 같이 글래드 가든으로 가면 안 돼?” 진이나의 뜻은 아주 명쾌했다. 그걸 차재욱이 모를 리가 없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차현승의 가방을 들고 한마디 했다. “집에 데려다 줄게.” “차재욱. 우리가 약혼한 지 벌써 4년이나 지났어. 내 다리도 거의 다 나았는데, 왜 그 집에 못 들어오게 하는 거야? 설마 강서현한테 마음이 흔들려서 너희 두 사람만의 보금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야?” “진이나. 그건 내 사생활이야. 내 일은 아직 네가 상관할 게 아니야.” 차재욱은 불쾌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가 부인하지 않자 진이나는 더욱 화가 났다. “차재욱. 조금 전 강서현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그동안 너같은 잘생긴 남자랑 잠자리를 같이하고 좋은 유전자를 가진 아들을 낳아 자신이 오히려 득을 많이 봤다고 했어. 그런데 널 떠나자마자 다른 남자와 아이를 가졌어. 이런 바람기가 다분한 여자는 네가 사랑할 가치가 없다고.” 이 말을 들은 차재욱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강서현… 도대체 날 뭐라고 생각한 거야?’ 그의 가슴에 맺힌 응어리는 점점 더 무거워질 따름이었다. ‘당시 분명히 내가 강서현을 버렸었는데, 왜 지금은 내가 버림받은 것 같은 거야…’ 그는 생각할수록 화가 나 진이나를 버리고 차현승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 월요일 오전 8시. 차재욱은 차현승을 데리고 학교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교실 문 앞에 서 있는 강서현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녀는 오늘 크림색 셔츠에 흰색 긴 치마를 입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예쁘고 친근해 보였다. 그녀의 미소는 아주 온화하고 부드러웠다. 그녀는 교실 문 앞에 서서 환영 인사로 학생 한 명 한 명과 포옹을 나누고 있었다. 그런 강서현을 바라보는 차재욱의 머릿속에는 그녀가 자신을 잠자리 도구로 생각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차현승을 데리고 교실로 향했다. 강서현은 차현승에게 포옹을 해주려고 했지만, 차현승은 그런 그녀를 휙 피하고 말았다. 그는 태연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며 한마디 했다. “나를 안고 싶어서 반의 학생들을 전부 안은 거 알고 있어.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 말을 마친 후, 그는 가방을 들고 교실로 들어갔다. 그 모습에 강서현은 유감스럽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차재욱의 싸늘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그저 잠자리 도구에 불과한 남자의 아들이 어떻게 예의가 바르겠어요? 싼 것 치고 좋은 물건이 없다고 별로 개의치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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