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장

차재욱이 외부인 앞에서 차현승의 친엄마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차재욱에게 아들이 있다는 사실은 남들은 다 알고 있지만 아이의 생모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사람들은 그저 아이 엄마가 아이를 낳고 차씨 가문에 두고 간 줄로만 알고 있었다. “차현승의 엄마를 언급하면서 왜 강서현 씨를 쳐다보는 거야? 마치 네 아들을 낳은 것처럼.” 송재형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차재욱이 막 뭐라고 말하려 하자 강서현이 그의 말을 가로챘다. “송 대표님, 그런 농담은 함부로 하면 안 돼요.” 차재욱이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녀는 자신과 차재욱과 사이에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에도 외부에 알리지 않았으니 이젠 헤어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알 필요도 없었다. 그녀가 차씨 가문에 들어선 날부터, 그들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다. 한편, 마침 안으로 들어오던 차현승이 그 말을 듣고 화가 나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옆에서는 진이나가 여전히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현승아, 화내지 마. 네 엄마는 너를 자기 아들이라고 인정하지 않아. 하지만 이모가 네 아빠와 결혼한다면 난 명실상부 현승이 네 엄마야. 난 너를 친아들처럼 사랑할 거야. 우리 착한 현승이, 부디 울지 마. 쳇. 우리 차씨 가문도 네 엄마를 원하지 않아. 그냥 평생 벙어리과 함께 하라고 해. 평생 네 엄마를 용서하지도 말고. 그러게 누가 너를 버리라고 했어? 다 자기 업보야.” 그 말에 차현승은 더욱 화가 났다. 순간,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핑 돌았다. 차현승은 요즘 강서현이 자기한테 유난히 잘해준다고 생각해 당시 자신을 버린 것을 후회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녀는 그를 자기 아들로 생각한 적이 없었던 것이었다. 심지어 자신이 낳았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생각에 차현승의 마음은 괴롭기 그지없었다. 다른 엄마들은 모두 자기 아이를 사랑한다고 하던데, 강서현은 왜 자기 딸만 사랑하는 것일까?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