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장

이 말에 차재욱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콩이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콩이는 계란형 얼굴에 오똑한 코, 통통한 입, 모두 강서현의 유전자를 물려받았었다. 오직 눈만 차재욱과 약간 닮았을 뿐이었다. 매력적인 눈매에 눈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다. 전에 강서현이 일찍이 그의 눈은 사람을 유혹하는 매력이 있다고 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그는 차현승에게 그의 유전자를 물려주었었다. 순간, 차재욱의 심장 박동은 미친 듯이 빨라졌다. 여태껏 태연자약하던 그는 처음으로 이토록 마음을 주체할 수 없게 되었다. “이준 씨가 혹시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어?” 그 말에 송재형은 별 다른 생각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 “알레르기는 무슨 알레르기? 우리 고모는 집에서 고양이 두 마리, 강아지 세 마리를 키우고 있어. 완전히 동물의 세계나 다름없었어.” 그 말에 차재욱은 옆으로 늘어뜨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전에 이준이 자기가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다고 했던 말은 거짓말이었어. 그런데 왜 그런 거짓말을 한 걸까? 콩이의 신분을 감추려고 했던 걸까?’ 순간,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차재욱은 순식간에 몸이 굳어져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있기만 했다. 그는 한순간에 기뻐해야 할지 괴로워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콩이가 어쩌면 자신의 딸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뻐했고, 하지만 만약 콩이가 정말 자기 딸이라면 강서현은 그와 이혼할 때 콩이를 임신했던 것이었다. 그러면… 차재욱에게 죄가 하나 더 생기는 격이었다. 임신했을 때 이혼을 요구하는 것은 세상의 어떤 여자도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차재혁은 살면서 지금처럼 모순이었던 적이 없었다. 콩이가 자기 딸이라는 걸 증명하고 싶기도 하고, 엄청난 진실을 마주하게 될까 두렵기도 했었다. 이런 생각에 그는 그저 제자리에 서서 강서현이 이준과 함께 송대수에게 인사드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강서현은 송대수에게 선물을 건네며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 만수무강하세요.” 그러자 송대수는 싱글벙글 미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