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콩이를 안고 있던 차현승은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짙은 속눈썹이 그의 얼굴의 모든 표정을 감추었다. 한참 뒤에야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원래 망신시키려고 했는데 정체를 들킬 줄은 몰랐어. 이번에는 내가 진걸로 해.” 차현승은 아주 어색해하며 말했다. 그런 그의 표정은 아주 귀엽고 장난기까 넘쳐흘렀다. 강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졌으니까 벌칙을 받아야겠지? 이따가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를 줄게. 그 문제는 올림피아드 시합에서 많은 출제되는 유형이야. 거기에서 10개만 맞혀도 네가 이긴 걸로 해줄게.” 그 말에 차현승의 까무잡잡했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반짝반짝 빛이 났다. “나를 국제 올림피아드 대회에 출전시킬 생각이야?” “전국 수학 경시 대회의 성적에 따라 국제 올림피아드 시합에 나갈 자격이 주어져.” “만약 내가 금메달을 따고 국제 올림피아드 대회에 출전한다면?” “그러면 선생님이 한턱 쏠게.” “정말? 후회해도 안 되고 번복해도 안 돼.” 차현승은 지금까지 이렇게 흥분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못 먹어본 음식이 없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강서현과의 식사 자리를 아주 기대하고 있었다. 차현승은 곧바로 손을 뻗어 강서현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 모습에 콩이도 덩달아 손을 내밀어 그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세 사람의 손을 옹기종기 함께 섞어놓으니 강서현의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뒤섞였다. 이건 그녀가 콩이를 임신하기 전부터 꿈꾸던 그림이이었다. 그는 차재욱이 늘 딸을 가지기를 원했고 차현승도 여동생을 갖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언젠가 딸이 태어난다면 네 식구가 얼마나 행복한 생활을 하게 될지 꿈꿔왔었다. 여동생은 엄마 아빠의 사랑뿐만 아니라 오빠의 사랑도 듬뿍 받아 틀림없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공주로 자랄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 목표를 위해 3개월 동안 한약을 마셨었다. 결국, 공든 탑이 무너질세랴, 그녀는 딸을 임신하는데 성공했었다. 특별히 경험이 많은 한의사를 찾아가 맥을 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