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장
원장이 싱긋 웃어 보였다.
“대표님, 등잔 밑이 어두우시네요.”
왠지 말뜻을 알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차재욱은 제 추측에 확신이 서지 않아 긴장한 말투로 물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바로 대표님 곁에 있지 않나요, 서현이잖아요.”
일순 소름이 돋으며 온 몸이 뻣뻣해졌다.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정작 확답을 들으니 예상보다 충격이 훨씬 컸다.
사진 속의 아이는 강서현이 맞다.
그해 그를 구해준 아이가 정말 강서현이란 말인가?
요동치는 가슴을 억누르며 차재욱이 다시 물었다.
“서현이가 언제 수혈해 줬는지, 어느 병원에서 했는지는 기억하고 계세요?”
“저도 후에 들은 얘기입니다만 그날은 서현이가 대학교 신입생 등록을 하러 간 날이었다 하더군요. 택시를 타고 학교로 가는 길에 라디오에서 RH 혈액형이 필요하다는 구조 요청을 들었답니다. 어려서부터 착했던 애라 다 제쳐두고 바로 수혈하러 갔대요.
자기한테 혈액 응고 장애가 있어 수혈을 해선 안된다는 것도 모르고 말이죠. 그 뒤에 정신을 잃었다가 다음날이 돼서야 깨어났습니다.
그날 제가 만들어준 본명불을 잃어버렸다고 얼마나 울던지, 그게 없으면 운도 나빠지는 게 아니냐고 물었죠. 전 그게 하늘의 뜻이라고 달랬거든요, 본명불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목숨을 잃을 건 서현이었을 거라고요.”
말을 듣는 내내 차재욱의 가슴은 당장이라도 터질 듯이 저려왔다.
거친 숨을 몰아쉬던 그가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서현이 신입생 등록일이 언제였죠?”
“2016년 9월 10일이었습니다. 오후 세시 기차로 경성에 갔으니 수혈은 아마 그 이후에 진행됐을 겁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각, 거기에 본명불과 라디오 구조 요청까지.
어느 병원인지 몰라도 차재욱은 확신했다, 그날 절 구한 게 강서현이라는 걸.
둘은 그때 벌써 만났던 거다.
차재욱의 몸엔 강서현이 준 피가 흐르고 있다.
어쩌면 이게 그가 강서현을 처음 봤을 때 특별한 느낌을 받았던 이유일지도 모른다.
얼굴이 예뻐서도, 업무 능력이 탁월해서도 아닌 보이지 않는 끈으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