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장
이때 방문이 열리며 차재욱이 침대 옆으로 다가왔다.
이불을 잘 여며준 그가 고개를 숙여 강서현의 볼에 입을 맞췄다.
“서현아, 내가 옆에 있어줄까?”
사위가 어두컴컴한데도 새까맣게 빛나는 차재욱의 두 눈을 볼 수 있었다.
거기엔 짙은 애정이 듬뿍 담겨있었다.
다만 강서현은 이제 그 애정의 진위 여부를 모른다.
여자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괜찮아.”
차재욱이 그녀의 손을 제 가슴팍에 올려뒀다.
“서현아, 여기 내 심장이야. 지금은 널 위해 뛰고 있거든, 너한테 무슨 일 생기면 여기가 찢어지게 아플 거야. 그러니까 나 믿어줘, 이번엔 절대 너한테 상처 안 줄게.”
맹세로 가득 찬 언약에도 강서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래전, 온기를 잃어 죽어간 마음이다.
더 이상 그 어떤 애정 섞인 말에도 파동이 일지 않는다.
지금 그녀가 원하는 건 단 하나, 하루빨리 1년의 약속 기한이 끝나 아이들을 데리고 여길 떠나는 것.
강서현은 차재욱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가 언제 갔는지는 모르겠다.
누군가 방안을 배회하는 기척이 들리는가 싶더니 손등이 따끔거렸다.
그제야 강서현은 천근만근 되는 눈꺼풀을 겨우 들어 올렸다.
눈앞에 사람 그림자 두 개가 보였다.
차재욱이 한달음에 달려와 펄펄 끓는 강서현의 이마를 만졌다.
“서현아, 너 지금 열나. 소익현이 링거 꽂아줬으니까 조금 있으면 나을 거야.”
타들어갈듯한 목의 통증에 강서현에게서 쉰 소리가 나왔다.
“애들은?”
“집사더러 등교 시키라고 했어, 내가 결근 신청했으니까 넌 집에서 푹 쉬어도 돼.”
차재욱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체온에 조급해했다.
“왜 아직도 열이 안 내려?”
“가뜩이나 허약한 체질인데 어디 그리 쉽게 내리겠어.”
“링거 빼고 열 내릴 수 있는 방법은 없고?”
소익현이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렸다.
“있지, 지난번에 현승이 열 났을 때 강서현이 수건으로 몸 닦아줬잖아. 그게 효과적이긴 한데 너도 해볼래?”
차재욱이 대답 대신 강서현에게 시선을 돌렸다.
지금 상황에 강서현이 그렇게 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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