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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장

찰나의 포옹으로도 감지덕지하다. 다시 뒤돌아 서던 순간엔 눈물이 차오르기까지 했다. 제게 강서현은 그저 도구일 뿐, 그 어떤 감정도 없는 줄 알았다. 잘해준 것 또한 진이나를 위할 따름이었다 여겼다. 애석하게도 최근에야 알았던 거다. 이제껏 강서현의 물건을 처리하지 않은 건 바빠서가 아니라 차마 못 버려서였다는 걸. 진이나를 집안에 들이지 않은 것 또한 다리가 낫길 기다린 게 아니라 둘의 공간을 건드리기 싫어서였다는 걸. 그건 차재욱과 강서현이 4년을 함께한 곳이다. 수도 없이 쌓인 행복한 나날들과 애정으로 가득 찬 공간. 강서현이 사랑으로 꾸몄던 집에 어떻게 남을 들인단 말인가. 이러한 미련은 강서현이 두 아이들을 낳아줘서가 아니다. 그가 저도 모르는 사이 벌써 사랑에 빠져서지. 다만 진심을 마주한 지금엔 한참이나 늦었다,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강서현에게 남겼으니까. 밖으로 나온 차재욱은 급히 자리를 뜨는 대신 담배에 불을 지폈다. 고개를 들어 3층 창문을 올려다보며 혹시나 예전처럼 콩이가 나타나 위로를 건네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잠겼다. 한참이나 자리를 지켰지만 콩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가 담배 한 모금을 쭈욱 빨아들였다. 연무가 목구멍을 타고 폐에 차올랐다. 니코틴을 빌려서라도 스스로를 마비시키고 싶었다. 그런데도 왜 가슴은 여전히 쓰라리고 아플까. 그 어떤 일로도 잠재우지 못할 고통이다. 아들이 아빠를 밀어낸다, 막 다시 만난 딸마저 그에게 화를 낸다. 또한 강서현의 증오도 날이 갈수록 짙어진다. 고개를 들어 담배 연기를 뱉어낸 그의 얼굴에서 형용하기 힘든 씁쓸함이 배어 나왔다. 이것 또한 벌이겠지. 천천히, 더 고통스레 강서현이 겪은 쓰디쓴 아픔을 맛보게 하려는 하늘의 뜻이겠지. 얼마나 지났을까, 그제야 차재욱은 차에 몸을 실었다. 다시 시동을 껐을 땐, 그가 뒷좌석에 있던 최금희에게 싸늘한 경고를 날렸다. “자수하세요, 강서현한테 쓰는 사과글도 올리시고.” 최금희의 눈이 화등잔 만해졌다. “재욱아, 너 지금 나 교도소에라도 보내려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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