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장
남자가 미간을 문질러댔다.
“아빠가 잘못한 거야, 어떻게든 채워줄 텐데 이준이랑 결혼하는 건 안돼.
그럼 우리 가족 두 번 다신 같이 못 지낸다니까.”
차현승의 눈가가 빨갛게 물들었다.
“그럼 그땐 뭐 하고 있었어요? 엄마랑 동생 버렸을 땐 오늘 같은 날이 올 줄 몰랐던 거예요? 이젠 늦었어요, 삼촌이랑 엄마 곧 결혼할 거고 할머니도 오신다니까 아빠 자리 뺏길 날이나 기다려요.”
차현승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
욕실에 있던 아이의 두 눈에 짙은 실금이 가기 시작했다.
어느 누가 엄마 아빠의 재결합을, 한 가족이 다시 만나는 그 날을 바라지 않겠나.
다만 그런 큰 상처를 엄마가 용서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으로 눈물을 훔친 차현승이 다시 조심스레 방으로 향했다.
곤히 잠들어 있는 콩이의 몽글몽글한 손에 입을 맞춘다.
“콩아, 엄마가 어떤 선택을 하든 오빠는 네 곁에 있을 거야. 아무도 너 못 괴롭히게.”
차재욱은 등받이에 기대 아들이 했던 말들을 되새긴다.
가슴 아프지만 다 맞는 말이다, 오늘날 그들 가족을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은 차재욱이니까.
지금의 그는 응당하게도 가족을 버린 벌을 받고 있는 중이다.
비행기는 30분이 지나서야 이륙했다.
본가에 왔을 땐 벌써 이튿날 아침이다.
부슬부슬 내리는 가을비가 차재욱의 셔츠를 물들였다, 아릿한 그의 마음까지도.
차에서 내린 그가 성큼성큼 마당으로 들어갔다.
막 꽃에 물을 주던 최금희가 초췌해진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
“재욱아, 비 오는데 왜 우산을 안 써? 네 비서는 멋으로 데리고 다니니?”
흘깃 시선을 옮긴 차재욱에게서 나온 싸늘한 한마디.
“왜 그러셨어요 강서현한테.”
전혀 모르겠다는 양, 최금희가 너스레를 떨었다.
“무슨 말이야 그게? 현승이 보러 오지 말래서 갈 엄두도 못 내는데 내가 걔를 어쩌기야 하겠어?”
“사람 붙여서 사진 찍게 만들었잖아요, 그 뒤엔 앞뒤 다 자르고 그것만 인터넷에 올리게 했겠죠. 댓글 알바까지 사서 실검에 올려놓고 표창식 때 일부러 물고 늘어지게.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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