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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장

아빠도 좋지만 콩이는 엄마를 더 사랑한다. 아빠가 엄마 괴롭히는 건 절대 용납 못해. 콩이의 고사리 같은 손을 붙잡고, 차현승은 강서현 곁으로 왔다. 붉으락푸르락대는 엄마의 모습에 결국 콩이는 품에 와락 안겨 어깨를 들썩였다. 덩달아 눈시울을 붉힌 차현승은 그 와중에도 고개를 바짝 쳐들었다. “걱정 마, 내가 콩이랑 엄마 꼭 지킬 거야. 뒤엔 내가 있다고.” 결의에 찬 아들의 말에 강서현은 일순 코끝이 찡해났다. 두 아이들을 품에 안고 이마에 뽀뽀를 한 서현의 음성엔 아픔이 그득 찼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잊지 마, 엄마는 이 세상에서 너희들 제일 사랑해.” 차현승의 눈에도 웅덩이가 고였다. 할머니가 말하는 걸 들었었다, 그는 아빠가 이나 이모를 위해 남겨둔 아이란다. 결국 저와 엄마를 갈라놓기 위함이었을까?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엄마에 대한 죄책감은 더욱 짙어졌다. 뒤늦게라도 그 애정을 느껴보려 강서현의 팔을 으스러질듯 껴안았을 때였다. 초인종이 울렸다. 이준인 줄로 알고 뛰쳐나간 차현승의 눈에 보인 건 떡하니 서있는 차재욱이었다. 녀석의 얼굴이 삽시간에 일그러졌다. “왜 왔어요? 약혼자랑 있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 벌써 기사를 다 봤던 거구나. 차재욱의 목소리가 다소 가쁘다. “엄마는? 엄마는 어때? 들어가서 봐야겠어.” 차현승이 작은 몸집으로 앞을 척 막아섰다. “안돼요, 엄마가 싫대.” “차현승, 너 이젠 아빠 말도 안 듣겠다는 거야?” “난 지금 엄마 말만 듣거든요.” 이상하리만치 날을 세우는 아들을 보니 강서현의 상태가 예상이 갔다. 힘으로 차현승을 밀친 남자가 성큼성큼 거실에 발을 들였다. “강서현, 내 말 좀 들어봐. 다 진이나랑 우리 어머니 계획이야, 나 결혼하게 만들려는 함정이었다고. 제발 믿어줘, 진이나 건드린 적도 없고 결혼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어. 난 너랑 콩이랑 같이 지내고 싶어.” 무감하던 강서현의 얼굴에서 경멸 어린 조소가 배어 나왔다. “그러니까, 콩이가 네 딸이란 걸 진작 알았다는 거네? 현승이 데려온 것도 그 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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