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장
그 말에 임지연이 튕겨오르듯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누가 너 괴롭혔어 서현아? 또 차재욱이야?”
강서현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내가 설계한 웨딩드레스 진이나가 입고 있더라.
내 동의도 없이 도안 남용한 거잖아, 저작권 침해로 고소할래.”
덩달아 임지연도 씩씩대며 손에 들린 쿠션을 내팽개쳤다.
“차재욱 이 개자식! 너더러 자기 짝사랑 상대 웨딩드레스를 만들라고 한 거네?
세상에 이런 구질구질한 놈이 다 있냐고! 안되겠다 더는 못 참아, 지금 당장 가서 곤죽을 만들어야겠어.”
드레스를 설계하며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던 강서현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손수 그려낸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랑하는 이와 결실을 맺으려던, 그 기대에 찬 눈빛을 임지연은 아직도 잊지 못했다.
실은 이 모든 게 진이나를 위한 것이었다니.
이런 치욕을 감당할 만한 여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서현은 평정심을 유지하려 무등 애썼다.
“지연아, 내가 그린 거라서 초안도 가지고 있어. 이것만 있으면 저작권 침해로 고소할 수 있잖아! 절대 가만 안둬!”
곧장 노트북을 열어 고소장을 써내려가던 임지연의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
눈이 번쩍 뜨이는 문구에 일순 불길함이 엄습한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한 여자가 분에 겨워 숨을 헐떡거렸다.
“서현아 너 실검 올랐어, 진이나 드레스 설계자가 너라는 거 사람들이 알았나 봐.
업계 관계자들이 네 연락처 물어 보는데.
심지어 화보 촬영까지 한 바람에 주문 폭주래.
선 세게 넘는다 얘네, 전처가 설계한 거라고 다 떠벌리려는 건가?”
강서현은 두 귀를 의심하며 SNS에 접속했다.
검색창에 번듯하게 박힌 제 이름을 보는 순간엔, 켜켜이 쌓였던 울분이 밀려들었다.
부서질듯 휴대폰을 움켜잡은 손마디가 하얘질 정도였다.
진이나의 수는 정말이지 비할 바가 못된다.
서현이 차재욱과의 지난 결혼 생활을 인정한다는 건 곧 현처에게 웨딩드레스를 만들어 준 조롱거리가 되는 거나 다름없다.
이보다 더한 능멸이 어디 있으랴.
소파에 앉은 그녀의 얼굴이 한없이 이지러진다.
혹여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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