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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장

안청하는 몸을 돌려 유소정의 품에 안겨 엉엉 울었다. “아, 아빠가 안나이를 지키기 위해 나를 해외로 보내겠대, 흑흑...” 유소정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안청하가 그녀의 품에서 울도록 내버려 두었다. 유소정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아 온몸이 차가워진 그녀는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이것이 바로 여민석이 그녀에게 주는 교훈인가? “울지 마...” 유소정은 한참 만에 목소리를 되찾으며 창백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평소 고집스럽고 억척스럽던 안청하가 이렇게 힘없이 울고 있다. “어떡하지? 미오야, 만약 내가 그때 아무 말이나 뱉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아무리 멍청하다 해도 이 일이 여민석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건 너와 상관없는 일이야. 나야, 다 나 때문이야.” 유소정은 씁쓸하게 웃으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그 사람을 사랑하고 결혼까지 했어. 그 사람이 그토록 아끼는 애인의 자리를 빼앗아서 이렇게 된 거야.” 안청하가 고개를 저으며 막 설명하려고 할 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한바탕 들려왔다. 유소정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다독인 후 휴지를 꺼내 그녀의 얼굴을 닦았다. “난 괜찮으니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오히려 넌 해외에 나가면 아는 사람도 없을 테니 반드시 조심해야 해, 알겠지?” “미오야...” 안청하의 겨우 그친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다. 유소정이 일어나 문을 열자 문밖에 양복을 입은 경호원 네 명이 서 있었다. 그들은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시선은 유소정을 넘어 안청하를 바라보았다. 맨 앞에 서 있던 경호원이 입을 열었다. “안청하 씨, 가시죠.” “이렇게 급하게요? 나, 나 아직 짐 안 챙겼는데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어요?” 안청하의 얼굴에 당황함이 스쳤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유소정은 눈살을 찌푸리고 그들의 앞을 막아나섰다. “지금 9시가 넘었는데 국제선 있어요? 내일 아침 비행기를 기다릴 수 없어요?” “두 시간 뒤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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