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장

“깨끗하다고? 아마 3년 동안 여민석 대표님 사모님이라는 신분으로 몇 번이나 바람이 났을지도 모르잖아?” 유소정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그녀가 그렇게 천한 여자로 보이는 걸까? 만약 그녀가 일주일 전에 그들에게 아이가 있었다고 말한다면, 그는 그 아이가 다른 남자의 아이라고 생각할까? 여민석은 그녀의 조그마한 얼굴이 창백한 것 외에는 별다른 표정 없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왜, 내 말이 맞나 봐? 도대체 애인이 몇 명인지 세고 있는 거야?” “여민석.” 눈을 살짝 치켜든 유소정의 어두운 눈동자에 슬픔이 가득 찼다. “난 당신이랑 달라, 적어도 이혼하기 전에는 다른 남자들과 관계를 맺지 않을 거야. 유씨 가문의 체면도 생각해야 하거든.” 마지막 한 마디를 내뱉는 유소정은 목소리가 떨렸고 두 눈에 눈물이 고였는데 마치 그녀가 깜박거리기만 해도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그녀의 반쪽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는 것을 본 여민석은 갑자기 유승권이 다짜고짜 그녀를 때리던 모습이 떠올라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불쾌함이 스쳐 지나갔다. “네가 말한 대로 하는 게 좋을 거야.” 여민석은 그녀의 붉은 입술을 주의 깊게 바라보며 매력적인 장미처럼 느꼈다. 위험하지만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다. 유소정은 경멸하듯 그를 주시하다가 갑자기 손을 그의 손바닥에서 빼냈다. 그러던 그녀는 그가 미처 반응하기 도전에 갑자기 일어나서 그의 얇은 입술에 키스했다! 여민석의 잔잔하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휘둥그레졌고, 유소정은 그의 얇은 입술을 벌리려 했다. 이에 반응한 여민석이 그녀를 밀어내더니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했다. “유소정, 죽을래?” “부부의 의무를 다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유소정은 상관없다는 듯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이렇게 금실이 좋은 걸 할아버지가 보시면 화내지 않겠지?” 여민석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일어나 티슈 여러 장을 뽑아 입을 닦고 또 닦으면서 욕실로 갔다. 유소정은 미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