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장

여민석의 안색은 마치 금방이라도 폭우가 쏟아질 것처럼 매우 어두웠다. 안청하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화가 난 표정으로 당당하게 여민석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정말 그의 머리를 깨서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보고 싶을 정도였다. “칫! 닥치라면 닥치면 되죠!” 안청하는 돌아서서 씩씩거리며 떠나려고 했다. 그녀는 두 걸음 가서 돌아서더니 그들을 경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여민석 씨, 미리 말하는데, 언젠가 당신은 반드시 후회할 거예요!” 그때 가서 여민석이 후회하고 되돌리고 싶어도, 그녀는 반드시 그를 절대 받아들이지 말라고 미오를 설득할 것이다! 미오가 이혼하면 수십 명의 미남을 소개팅에 내보내 여민석보다 더 잘난 사람을 찾게할 것이다. “석아, 다 내 잘못이니 앞으로 나를 그냥 내버려 둬.” 눈물이 백은서의 하얀 뺨을 타고 흘렀고, 그녀는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껴 울었다. 여민석은 기분 좋은듯한 안청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차가운 눈빛을 지었다. 백은서의 옆에 서서 고개를 돌린 그는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미안해, 마음고생하게 해서.” “난 괜찮아. 하지만 석아, 너와 소정 씨는...” 백은서는 그가 젠틀하게 자신을 건드리지 않자 앞으로 걸어가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떠보듯 물었다. 그녀는 지난 며칠 동안 여민석이 유소정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여민석은 자신이 변하고 있다는 걸 미처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 상황대로 간다면 유소정에게 여민석을 빼앗길 것 같았다. 여민석은 그녀의 어깨를 잡고 거리를 벌려 그와 눈을 마주치게 했다. “은서야, 나와 소정이의 결혼은 곧 끝날 거야.” 마음이 약해진 백은서는 빨간 입술을 내밀고 그의 얇은 입술에 뽀뽀했다. 순간, 여민석은 자기도 모르게 일어나며 말했다. “푹 쉬고 있어. 난 구정혁한테 가서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볼게.” “그래...” 백은서는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실망했다. 하지만 작은 사모님 자리가 곧 그녀의 것이 되리라는 생각에 백은서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