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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유미오 옆에 있는 남자는 누구지? 노래를 꽤 잘 부르네.” 구정혁은 조금 기뻤지만, 친구의 아내가 아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속으로 밀려오는 서운함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면 그는 반드시 이 아이처럼 용감하게 첫걸음을 내디디고 유미오에게 고백할 것이다. 여민석은 어두운 표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야! 어디 가?" 구정혁은 성큼성큼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불안하게 바라보며 유소정을 걱정하는 마음에 은근히 손에 땀을 쥐었다. 여민석이 곧장 앞으로 걸어갔을 때 사람들은 유소정과 성경진 두 사람을 중심으로 에워쌌다. 이때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사랑하는 그대여, 더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요. 친구에서 연인으로, 그 기준이 뭔지 알려줄래요...” ‘허니'라는 노래가 점차 막바지에 다다랐다. 성경진은 커다란 꽃다발을 들고 무릎을 꿇은 채 고백했다. “누나, 내 여자 친구 하면 안 돼요? 아니면 내가 누나의 남자친구가 돼줄까요?” 유소정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이 상황이 성경진이 미리 준비한 것인지, 아니면 임시로 한 결정인지 알 수 없었다. 어느 경우든 그의 행동에 충격을 받은 건 사실이었다. “사귀어라! 사귀어라!” “미녀분, 남자친구가 참 다정하네요. 오후 내내 여기 꾸몄는데 미녀분을 정말 좋아하나 봐요.” “맞아요, 그러니 어서 허락해요. 사귀어요!” “...” 사람들은 성경진을 미래의 남자친구로 부르지도 않고 아예 남자친구라고 부르며 환호했다. 떠들썩한 사람들 속에 서 있던 유소정은 이곳의 떠들썩함이 그녀와 무관한 듯 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유소정의 침묵이 길어지는 동안 성경진의 이마에는 점점 더 많은 땀이 흘렀다. 환호하던 사람들도 참지 못하고 성경진을 보며 손에 땀을 쥐고 이 아가씨가 그다지 달갑지 않은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나이에 결혼한 여자를 좋아하다니 부끄럽지도 않나요?” 여민석이 무표정하게 앞으로 나섰다.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재빨리 길을 비켜섰다. 여민석임을 확인한 사람들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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