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유소정은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는 입맛이 없으니 너 먹고있어, 나는 정원 쪽에서 기다릴게.”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곧장 휠체어를 돌렸다.
걱정스러운 듯 쳐다보던 성경진은 급기야 밥부터 사고 잠시 뒤 찾아갔다.
백은서는 여민석이 자신을 데리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먹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그는 병원 구내 식당에 왔다.
파리처럼 윙윙대는 소리에 짜증이 나지만 여민석은 감각이 없는 듯 기름때 묻은 테이블에 앉게 하고 서욱을 시켜 밥을 사오게 했다.
“석아, 우리 여기서 먹지 말까?” 백은서는 이 환경도 싫었지만 돼지밥이나 다름없어 보이는 서민들의 밥을 부잣집 아가씨에게 먹으라 한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
여민석은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 덤덤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훑으며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했다.
백은서는 두 손을 식탁 밑에 숨긴 채 만지작 거리며 그가 유소정을 찾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했다.
휠체어에 홀로 앉아 있던 유소정은 정원으로 나왔다.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푸르른 잔디밭에 연노랑 가로등 불빛이 쏟아졌다.
고개를 들어 크고 둥근 달을 본 그녀는 마음이 평온해졌다.
“누나, 밥 먹어요!”
성경진의 발랄한 목소리가 그녀의 생각을 끊었다. 그는 맛있는 음식을 그녀의 앞에 내려놨다.
“고마워.” 유소정은 도시락을 받아들고 생각해 보더니 입을 열었다. “너도 환자인데 나까지 신경 쓸 필요 없어, 너 자신을 잘 돌보는 게 우선이야.”
“하지만 나는 누나를 돌보고 싶어요.” 성경진은 도시락 포장을 벗기고 열심히 먹었다.
도시락을 들고 식탁에 내려놓을 때까지 젓가락을 쥔 손이 힘이 빠진 듯 떨리고 있었다.
유소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너 손이 왜 그래?”
“괜찮아요! 직업병이에요. 며칠 쉬고 나면 괜찮아져요.” 성경진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유소정은 그가 e스포츠 프로인 것을 알고 있었다, 성경진의 손은 건초염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내일 아침 일찍 내 병실로 와, 내가 침을 놔줄게.” 유소정도 도시락을 열어놓고 동생처럼 대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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