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장
그 시각 서지아가 초조한 마음으로 전화를 수십 통 걸어왔지만 김인우는 줄곧 안 받았다.
호수 별장도 여기와 마찬가지로 썰렁했다.
다만 송서윤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천지 차별일 따름이지 장소는 딱히 중요치 않은 듯싶었다.
밤이 깊어지고 기온이 점점 떨어졌다. 두 남자는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나 호수 별장으로 돌아갔다.
문이 열리고 거실을 들여다보니 서지아가 소파에서 자고 있었다.
별장에는 따뜻한 노란색 조명으로 밝혀져 흐릿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다만 육지완과 김인우는 이런 것들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왜 여기서 자고 있어?”
김인우의 말투에 피곤함과 짜증이 살짝 섞였다.
그는 더 이상 서지아를 챙길 기분이 아니었다.
육지완도 곧게 제 방으로 돌아가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때 되면 들어가서 자. 앞으론 우릴 기다릴 필요 없어.”
폭신한 소파에 누운 서지아는 두 남자의 차가운 태도에 멍하니 넋을 놓았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이전까지만 해도 그녀에게 한없이 다정하던 두 남자가 송서윤이 떠났다고 이토록 냉랭해진 걸까?
그녀는 육지완과 김인우의 방 문 앞을 서성거렸다.
한참 뒤, 서지아는 끝내 마음을 가다듬고 제 방으로 돌아갔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송서윤에게 보냈던 도발적인 메시지를 삭제하는 일이다.
송서윤은 자발적으로 떠났을 뿐 절대 그녀가 내쫓은 게 아니니까.
한편 침대에 누운 육지완은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그는 머리가 새하얘졌다. 송서윤은 떠났지만 경주시의 집 주소를 두 사람에게 알려준 적이 아예 없었다.
다행히 그녀의 집안이 경주 재벌가라 조사해보면 바로 알아낼 수는 있다.
하지만... 애초에 말도 없이 떠나버린 건 더 이상 안 보고 싶다는 뜻이 아닐까?
여기까지 생각한 육지완은 가슴을 쿡쿡 찌르듯 아팠다.
김인우도 좌불안석이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우선 송진경에게 전화해 송서윤이 왜 떠났는지, 왜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가 버린 것인지 따져 묻고 싶었다.
연결음이 몇 번 울리고 드디어 송진경이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오늘 당직이라 이제 막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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