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김인우는 뒤늦게 실마리가 잡혀갔다.
‘그동안 서윤이가 보여줬던 모든 수상한 행동이 오늘을 위해서였구나. 이제 여길 떠나기로 마음먹은 거였어.’
육지완도 침묵했다.
어쩌면 한 달 전부터 그녀는 이미 해성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었을지 모른다.
서지아가 그녀에게 이토록 큰 파장을 일으킨 걸까?
역시 양반은 못 된다고 서지아한테서 또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지완 씨, 인우 씨, 나 지금 레스토랑에서 기다리고 있어. 함께 밥 먹기로 하고서 다들 왜 안 와?”
김인우는 휴대폰을 꼭 잡고 한동안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는 한참 후에야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아야, 오늘 회식은 취소해야 할 것 같아. 나중에 다시 얘기해.”
송서윤도 없는데 회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육지완도 줄곧 침묵했다. 그는 산산조각이 난 휴대폰을 바라보면서 깊은 사색에 잠겼다.
이때 갑자기 전에 봤던 부동산 직원이 그레이색 정장 차림의 손님을 이끌고 집안에 들어왔다.
“사장님, 바로 이 집입니다...”
부동산 직원은 정장 차림의 손님에게 열성적으로 집 구조를 설명해드렸다.
그러던 중 육지완과 김인우를 발견하곤 의아한 눈길로 물었다.
“두 분이 어떻게 여기에?”
“이 집 매매로 내놓은 거 아니었어요? 왜...”
부동산 직원은 행여나 방안에 짐이 남아있을까 봐 걱정된 듯 고개를 기웃거렸다.
“내놓을 필요 없어요. 이 집 제가 살게요.”
이때 육지완이 서슴없이 대답했다.
그의 말을 들은 부동산 직원은 처음에 잘못 들은 줄 알고 멍하니 넋을 놓았다. 그는 입을 쩍 벌린 채 아무 말도 잇지 못했다.
한참 후에야 재차 확인하며 육지완에게 되물었다.
“사장님, 지금 농담하시는 거 아니죠?”
“당연하죠. 계약서 사인해요 얼른.”
육지완은 미간을 찌푸리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계약서’라는 세 글자에 부동산 직원은 웃음꽃이 만개하여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자, 여기 계약서예요. 여기에 사인만 하시면 됩니다.”
육지완은 계약서를 대충 훑어보며 아무 문제 없는 걸 확인한 후 곧장 사인했다.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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