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3장
“누나, 누나... 꽃을 사실래요?”
얼굴이 꼬질꼬질한 귀여운 남자아이가 시든 꽃다발을 들고 신다정 앞으로 다가왔다.
마음이 약해진 신다정이 어린 소년의 손에서 꽃을 받으려 할 때 지태준이 손을 뻗어 소년의 손목을 잡았다.
“악!”
어린 남자아이의 고통스러운 외침과 함께 야생화들이 땅바닥에 흩어져 떨어졌고 그 안에는 작은 칼이 숨겨져 있었다.
신다정은 순간 아찔했고 지태준은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길거리에서 강도질 하는 거야? 죽고 싶어?”
지태준의 싸늘한 눈빛에 어린 소년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바닥에 떨어진 칼마저 버리고 허둥지둥 달아났다.
신다정은 고개를 숙인 채 바닥에 떨어진 칼을 바라봤다. 낡은 칼이었지만 칼날이 날카로운 것을 보니 어린아이가 일부러 칼날만 직접 간 것으로 보인다.
신다정이 물었다.
“애들이 왜 사람을 죽이려 하는 거야?”
지태준이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여기 빈민가에 법이란 없어. 이곳 사람들은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해. 여기 아이들은 부자들 같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꽃을 파는 척하며 동정심을 샀다가 방심한 틈에 칼로 찌르고 재물을 빼앗아.”
신다정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다가 경찰에 신고하면 어쩌려고?”
지태준이 말했다.
“이 동네는 CCTV가 없어. 얼굴을 더럽게 칠한 것도 상대방이 못 알아보게 하기 위한 거야. 게다가 여기엔 아이들이 많아서 경찰도 누가 누구인지 몰라. 아이들은 돈을 모아 동네를 빠져나갈 궁리를 하지만 훔친 돈으로 어떻게 이곳을 빠져나가는 데 성공할 수 있겠어? 결국 배운 것은 도둑질과 강도질 뿐이고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아이들은 생존할 방법조차 몰라.”
신다정은 잠시 침묵했다. 용성의 풍조가 이런 것일 줄 몰랐다.
그러나 빈부격차가 심하지 않다면 이런 일도 없을 것이다.
신다정의 눈에 가득한 연민을 알아챈 지태준은 손을 뻗어 신다정의 찡그린 미간을 어루만졌다.
“여기는 상황이 복잡해.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야.”
그 말에 신다정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지태준이 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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