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7장
지태준은 시약을 내려놓고 위험지역을 빠져나온 뒤 얼굴의 방독면을 벗었다.
“내 마음이 그런 게 아니라는 거 알잖아.”
지태준이 당연히 그녀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게 아님을 신다정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그녀를 보호하지 못해 마주할 수 없을 뿐이다.
이때 신다정이 말했다.
“어젯밤 김영수 집에 불을 질렀다며?”
“허 대표가 말한 거야?”
“누가 말하든 상관하지 말고. 진짜 불을 지른 게 맞아?”
“응. 질렀어...”
말을 하는 지태준은 잘못을 저지른 초등학생 같았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사실 죽이고 싶었어.”
“그럼 왜 안 죽였는데?”
“피투성이 지태준이 신다정의 미래를 함께하는 게 싫어서.”
일찍이 신다정에게 깨끗한 지태준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본인에 대한 모든 것은 바꿀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신다정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만약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도 보호하지 못한다면 과연 남자라고 할 수 있을까?
지태준의 축 처진 눈망울을 보던 신다정은 지태준을 덥석 끌어안으며 말했다.
“누가 피투성이랬어? 우리 남편이 제일 깨끗해.”
신다정은 지태준이 정말로 김영수를 죽일까 봐 두려웠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의 노력이 모두 헛수고가 되고 지태준은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 된다.
지태준 부모님의 교통사고 진상을 규명하고 해성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알려면 김영수를 죽여서는 안 되며 반드시 이 모든 죄악의 근원을 찾아야 했다.
해성은 4대 가문이 지켜온 비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호시탐탐 노리는 자들에게서 해성의 보물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최소한 해성에 숨겨진 비밀이 무엇인지 미리 알아야 먼저 대응하고 앞으로 위험에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신다정이 지태준을 끌어안고 위로의 말을 건네려 할 때, 머리 위에서 갑자기 지태준의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뭐라고 했어?”
조금 전, 지태준을 위로하기 위해 지태준을 남편이라고 부른 것이 생각난 신다정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뭐라고 안 했어!”
신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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