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3장
신다정이 고개를 들자 김영수가 말을 이었다.
“그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닐 테니.”
아무 이유 없이, 신다정이 어떻게 상대방더러 사람을 동원해 김영수와 맞서라고 할 수 있겠는가?
낙성에서 서한 그룹과 대립하는 것은 큰 웃음거리나 다름없다.
미미가 아무리 머리가 둔해도 그런 거짓말은 하지 못한다.
김영수의 의심에 신다정이 말했다.
“맞아요. 사람을 동원해 맞서라고 했어요.”
순간 주변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했다.
하지만 신다정은 이내 입을 열었다.
“그날 밤 김 대표님에게 얘기했잖아요. 김 대표님의 이름을 내걸고 내가 김 대표님의 여자라고 했고 나를 데려가려면 사람을 동원해 김 대표와 맞서라고 했어요. 내가 이 말을 하니까 외국인은 바로 놀라서 도망갔고요. 바람이 너무 세서인지 아니면 날이 어두워서인지 미미는 대체 어떻게 들었기에 이런 이야기를 지어냈는지 모르겠네요.”
“말은 그럴듯하네.”
“사실이에요. 처음 낙성에 왔는데 어떻게 여기 있는 외국인을 알고 있겠어요. 보세요. 그 외국인은 앞으로 다시는 서한 그룹 카지노에 오지 않을 거예요. 아무리 큰 배짱을 가지고 있어도 감히 김 대표님의 여자를 뺏으려 하지는 못할 거예요.”
신다정의 말에 김영수도 더 이상 따지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일리가 있네.”
김영수의 자만심에 신다정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지태준이나 박시언보다 김영수가 머리가 나쁜 것이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김영수를 절대 속이기 어려울 것이다.
“피아노 계속 쳐.”
김영수는 소파에 몸을 기대더니 뒤에 있던 웨이터를 향해 손짓했고 이내 웨이터가 두툼한 악보를 신다정 앞에 놓았다.
사전 한 권만큼 두꺼운 악보를 본 신다정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뭐 하는 거예요?”
“날이 밝을 때까지 한 번에 연주할 수 있도록 특별히 준비한 악보야.”
“다음날 새벽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쳐도 못 칠 것 같은데요? 김영수 씨, 설마 공적인 일을 이렇게 사적으로 복수하는 건가요?”
김영수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더니 심드렁한 얼굴로 말했다.
“휴게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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