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3장
김씨 저택 안방에서 성수아가 하얀 다리를 들어낸 채 욕실을 걸어 나왔다. 얇은 검은색 레이스 슬립 입은 그녀는 머리에 아직도 물방울이 촉촉이 맺혀있었고 웃을 때마다 주위 사람들을 홀렸다.
김영수가 문을 열자 성수아가 곧장 달려들어 김영수의 목덜미를 끌어안더니 앙증맞은 목소리로 말했다.
“영수 씨, 요즘 내 생각 안 했어요?”
김영수는 차가운 얼굴로 성수아의 손을 자기 몸에서 뗐다. 그의 담담한 모습에 성수아의 얼굴에 있던 웃음도 사라졌다. 김영수가 맞은편 소파에 앉으며 물었다.
“무슨 일로 온 거야?”
“보고 싶어서 왔는데 안 돼요?”
성수아는 김영수 옆에 다가가 말했다.
“피아니스트를 새로 구했다고 들었어요.”
그 말에 김영수가 손을 뻗어 성수아의 머리카락을 만지더니 심드렁한 얼굴로 말했다.
“일개 피아니스트일 뿐이야. 질투하는 거야?”
그러자 성수아가 불만 섞인 얼굴로 말했다.
“피아노는 내가 부쉈어요. 누가 내 물건 건드리는 거 싫어하는 거 알잖아요.”
그 말에 김영수가 대꾸했다.
“그래. 마음대로 해. 내일 충재더러 새로 사라고 할게.”
“진짜요?”
“응, 진짜.”
“그럼 그 피아니스트는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데요?”
“어떻게 처리하길 바라?”
그러자 성수아가 얼른 말했다.
“쫓아내요. 영수 씨의 곁에 나 이외의 다른 여자가 있는 게 너무 싫어요. 영수 씨 곁에서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야 해요.”
“알았어, 내일 충재더러 내보내라고 할게.”
“얼른 그랬어야죠.”
성수아가 김영수의 볼에 입을 맞추었고 김영수는 피하지 않았지만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늦었어. 일찍 쉬어.”
“나와 같이 안 자려고요?”
“일이 남아 있어서 넌 여기서 자.”
“나와 같이 자고 싶지 않은 거예요”
성수아는 김영수를 끌어안더니 불쌍한 척하며 말했다.
“혹시... 내가 더러워서 그러는 거예요?”
“그럴 리가?”
김영수는 다정한 얼굴로 다가와 성수아의 볼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정말 일이 있어서 그래. 여기서 푹 쉬고 필요한 게 있으면 충재에게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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