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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장

서찬미가 다급히 해명했다. “자기 멋대로 생각하고 말한거겠지. 됐어, 그만하고 밥이나 먹자.” 유인아는 서찬미의 말에 그제야 마음속의 의문을 가라앉혔다. 허나 김정아는 달랐다. 뭐든 덜컥 믿어버리는 유인아와는 달리 김정아는 방금 전 서찬미의 행동에 수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저녁에 계속 미행해 보자.” “맞아! 꼭 뭔가 눈에 보일만한 증거를 남겨야 해. 허성운한테도 똑똑히 알려줘야 한다고!” 서찬미의 얼굴이 갈수록 굳어진다. 방금 전 일로 두 사람이 더이상은 미행이니 뭐니 하지 않을줄 알았는데. “찬미야, 너도 우리랑 같이 갈거지?” 김정아가 떠보듯 물으며 서찬미를 바라보자 서찬미는 부자연스러운 웃을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당연하지. 약속했으니까 가야지.” 억지웃음을 지어보이는 서찬미의 모습에 김정아의 의심이 더욱 커진다. 분명 거짓말을 하고 있는건 알겠는데 뭘 숨기는지를 모르겠다. 어느덧 땅거미가 졌고 유인아가 앞장서 신다정의 뒤를 밟자 그 뒤를 김정아와 서찬미가 따랐다. 박시언이 행여 신다정을 데리러 올까 마음 졸이는 서찬미다. “내가 벌써 알아봤어. 신다정은 기숙사에서 사는게 아니래.” 김정아의 소식통은 언제나 빠르고 정확했다. “쳇, 딱 봐도 기숙사비 낼 돈도 없겠지. 일년에 400만인데 그게 어디 평범한 가정에서 부담할수 있는 돈이겠어?” 김정아는 이번엔 말이 없었고 대신 서찬미가 입을 열었다. “인아야, 그런 말은 하지 마. 다들 그럴만한 고충은 다 있잖아. 그럴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을수도 있지.” 그 말은 되려 신다정이 클럽 죽순이에 여우라는걸 확인사살 시켜주는 셈이다. 유인아가 한숨을 푹 쉬었다. “넌 너무 착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오늘 식당에서 기고만장해 있던 그 꼴 잊었어?” 이때, 김정아가 두 사람을 툭툭 치며 속삭였다. “야야! 얼른 붙어! 간다!” 대문을 나온 신다정은 지하철 역이나 버스역이 아닌 건너편에 있는 웬 고급 빌라를 향해 걸어갔다. “이상하네, 저긴 왜 가는거지?” “그러게, 이 시간에 뭐하러 가지. 설마 저기가 집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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