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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장

“너 때문에...” 말이 입가에 맴도는 순간 서찬미는 자신이 말실수를 한 것을 알았다. 다시 최정애에게 고개를 돌렸을 때, 최정애의 얼굴이 잔뜩 어두워지는 것을 보았다. “할머니... 그게 아니라...” “닥쳐!” 최정애는 서찬미를 째려봤다. 천민은 역시 천민이다! 그럴듯하게 훈련받았다고 해도 뼛속까지 어리석다. 이럴 때는 무슨 말을 하든 더 이상하게 들릴 뿐이다. 한편 최정애의 눈에 신다정의 미소가 조롱하듯 보였다. 최정애는 한숨을 내쉰 후 옆에 있는 박시언을 향해 말했다. “시언아! 우리 이만 가자.” 최정애의 말을 거역할 수 없던 박시언은 신다정을 힐끗 쳐다본 뒤 최정애와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러나 지태준의 사람들 여러 명이 그들을 에워쌌고 떠나보낼 기미가 전혀 없었다. 최정애는 지태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지태준, 이게 무슨 뜻이야?” “그쪽 며느리가 내 약혼녀에게 무례한 말을 했어요. 어르신이 예비 손자며느리한테 제 약혼녀에게 사과하라고 해 주실래요? 사과하면 바로 보내드릴게요.” 오만하기 짝이 없는 지태준의 말에 박시언의 눈빛은 더욱 싸늘해졌다. “지태준, 너무한 거 아니야?” “시언 씨...” 서찬미는 박시언의 소매를 꼭 잡아당기며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고 그 모습은 아주 불쌍해 보였다. 이 사람들은 쉽게 상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발견한 옆에 있든 사모님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어르신, 철없는 손자며느리더러 빨리 사과하라고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여기를 못 떠나겠어요!” “지씨 집안은 어르신께서도 아시겠지만 사과하지 않으면 앞으로 편안히 살 수 없을지도 몰라요!” “맞아요, 맞아요. 송연지 씨가 먼저 불손한 말을 했으니 사과하는 게 도리죠.” ... 몇몇 사모님들의 재촉에 최정애는 서찬미를 째려보고 말했다. “네가 남에게 불손한 말을 했으니 당연히 사과해야지. 신다정에게 빨리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고 뭐해?” “할머니!” 서찬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최정애를 바라봤지만 최정애는 전혀 그녀의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는 듯한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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