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6장
지태준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지만 눈 밑에는 웃음이 전혀 없었다.
박시언과 지태준이 팽팽히 맞서자 서찬미는 억울한 듯 박시언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시언 씨, 됐어요. 내가 한 말이니까 내가 신다정에게 사과하면 되잖아요.”
“나 박시언의 약혼녀인 이상 아무에게도 고개를 숙일 필요 없어.”
박시언이 서찬미를 감싸며 떠나려 하자 주변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둘러쌌다. 역시 지씨 집안의 세력이 만만찮다. 이 사람들은 딱 봐도 지씨 집안의 사람들로서 모두 용맹하고 싸움을 잘한다. 지씨 집안의 오랜 경호원들이 직접 훈련시킨 사람들이다. 더욱이 지씨 집안의 측근이다.
지태준은 주머니에서 막대사탕을 꺼내 입에 넣었다.
신다정을 위해 담배를 끊겠다고 미리 말했지만 입에 뭔가 빠진 게 어색해 사람을 죽이고 싶을 때면 막대사탕을 하나 물고 다녔다. 그러니 입이 달았다.
박시언은 차갑게 말했다.
“여기가 경찰서 입구야. 지태준 씨, 정말 무섭지 않아?”
“무섭지, 당연히 무섭지. 내가 얼마나 법을 잘 알고 예의를 지키는 사람인데.”
말을 마친 지태준은 손을 흔들며 장 비서에게 말했다.
“가서 경찰서 문을 닫아. 괜히 경찰 형님들에게 폐를 끼치지 말고.”
“예, 지 대표님.”
옆에서 지켜보던 신다정은 슬그머니 웃었다.
지태준의 깡패 짓거리는 정말 한 수 한 수가 대단했다.
지태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이제 됐어, 사과 여부는 네 여자가 말을 듣느냐 안 듣느냐에 달렸어.”
팽팽한 기 싸움이 이어지자 서찬미는 박시언의 팔짱을 낀 채 더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신다정에게 고개를 숙이라니!
절대 할 수 없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르신, 이 사람은 미래의 손자며느리 아닙니까? 이게 무슨 일이에요?”
멀리 최정애의 곁에는 오십이 넘은 세 명의 사모님이 있었다. 모두 최정애의 화투 친구로 보였고 신다정도 알아챘다. 근처의 고급 다방에 해성시의 재벌 집 사모님들이 자주 모이기 때문이다.
서찬미와 박시언을 본 최정애도 살짝 놀라는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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