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4장
“지태준 씨, 우리가 경매장에서 처음 만난 거 맞지?”
“응.”
“그때 일부러 가격을 올려서 나의 주의를 끌려고 했었잖아. 그렇지?”
“응.”
여기까지 말한 지태준의 말투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왜 이렇게 교활해? 누가 당신더러 이런 방법으로 여자의 주의를 끌라고 했어?”
지태준은 나지막이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
“그때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어.”
“그럼 만약... 그날 밤에 내가 나타나지 않았거나 아니면 내가 초라한 모습으로 나왔다면?”
모든 것이 그 경매에 달려 있다. 전생에서처럼 서찬미의 옷차림을 흉내 내며 경매에 나왔다가 낭패를 봤다면 지태준은 그녀를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고 어쩌면 그녀가 우스운 꼴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어떤 옷을 차려입든, 낭패를 보든 내 앞에 나타나는 순간 내가 원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챘어.”
“거짓말쟁이...”
분명 전생에 지태준과 그 어떤 관계도 없었다.
진짜로 지태준의 말대로라면 지태준의 성격상 전생에 그들은 만났어야 했다.
신다정이 침묵하고 있을 때 지태준이 갑자기 그녀의 얼굴을 움켜쥐었다. 좁고 깊은 눈동자에 애틋함과 사랑이 흘러넘쳤다.
“신다정, 난 절대 너를 속이지 않아.”
“알아. 이 세상 사람이 신다정을 속여도 지태준은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신다정은 빙긋 웃었고 두 사람은 거실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키스를 나눴다.
질식할 정도로 긴 키스 끝에 지태준은 아쉬운 듯 신다정을 놓아주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일부러 나를 꼬시는 것이지.”
얼굴이 빨개진 신다정은 지태준을 밀치며 말했다.
“샤워하고 올게.”
그러고는 이내 티테이블을 돌아 욕실로 달려갔다.
수줍게 달려가는 신다정의 모습을 지켜보던 지태준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지만 이내 그 눈빛이 조금씩 사라졌고 TV에 시선이 꽂히는 순간 갑자기 어두워졌다.
이튿날 아침, 운산 그룹의 주가가 폭락했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퍼졌다.
신다정은 문 비서가 운산 그룹 주식을 이렇게 빨리 끌어내릴 줄은 몰랐다.
방에서 나온 지태준은 신다정의 손에 휴대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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