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3장
박시언은 다시 신다정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왜 이렇게 열이 심하게 나는 거야?”
“사촌 고모님에게 물어봐. 방금 얼마나 난리를 쳤는지.”
집안이 난장판을 본 신다정은 그저 한스러울 뿐이었다. 꼭 무슨 죄를 저지를 사람처럼 어떻게 무슨 죄악을 저질렀는지 하루도 편히 지낼 수 있는 날이 없다.
“그쪽은 내가 처리할게.”
“알아. 나도 낄 생각 없어.”
신다정이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순간 머리가 핑 돌더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비몽사몽 상태일 때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어렴풋이 들렸다.
박시언이 얼른 다가가 쓰러지는 신다정을 붙잡으려 했지만 신다정은 어느새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버렸다.
“박 대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내 여자친구는 내가 돌보면 되니까.”
지태준은 박시언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신다정을 번쩍 들어 안았다.
“잠깐!”
박시언은 차가운 어조로 외친 후, 지태준의 앞을 막아섰다. 지태준의 품에 안겨있는 신다정을 보고는 어처구니없는 듯 피식 웃었다.
“여자친구? 여자친구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었어?”
“누구에게도 괴롭힘을 당할 사람이 아니니까.”
지태준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박시언을 보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조금 전, 신다정을 괴롭힌 사람은 너의 박씨 집안 사람이야.”
지태준의 말에 박시언이 반박할 수 없었다.
이때 문밖에 서 있던 반지훈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다, 다들 신다정을 위해서 그러는 거잖아. 박 대표, 신다정 씨가 지금 아프니 우리 쪽 환경이 좋은 곳에 가서 쉬는 게 나을 것 같아. 거기에 의사도 있어. 태준이도 다정 씨를 위해서 그러는 거니까 박 대표는 여기 남아서 아수라장이 된 집 좀 치우는 게 좋겠어.”
멀쩡한 집안이 지금은 난장판이 되었다.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사람이 살지 못할지도 모른다.
박시언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 부탁할게. 잘 돌봐줘.”
“내 여자친구야, 내가 알아서 잘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마.”
신다정에 대한 지태준의 소유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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