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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장

하지만 평소에 라면을 잘 먹지 않는 박시언은 냄비가 끓어 넘칠 것 같은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때 신다정이 다가가 가스 불을 끄며 말했다. “밖에 나가서 좀 기다려 줄래?” 신다정의 강경한 말투에 박시언은 더 이상 반항하지 않고 얌전히 거실로 나갔다. 5분 뒤, 라면을 들고 거실로 나온 신다정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금 전 상황은 그들의 사이를 전혀 완화하지 못했고 분위기는 오히려 더 굳어졌다. “나...” 박시언이 입을 열려고 하자 신다정이 그의 말을 끊었다. “밥 먹을 때는 말하지 마.” 박시언은 하고 싶은 말을 목구멍으로 삼켰다. 신다정은 몇 젓가락 만에 이내 라면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더니 혼자 일어나 부엌으로 가서 설거지했다. 허성곤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라고만 했지 박시언의 비위를 맞추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한편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제작진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어떻게 이 정도로 대화를 안 할 수 있어.” 연출 감독은 골치가 아팠고 옆에 있는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어떻게 한 달 동안 촬영해요? 이걸로 충분할까요?”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부족할 것 같아.” 감독은 이내 휴대전화를 꺼냈다. “허 대표와 상의해 봐야겠어. 어쩔 수 없어.” 이내 신다정은 허성곤의 메시지를 받았다. [촬영에 비협조적인 사람이 있다고 들었어요.] [...] 허성곤이 계속 메시지 했다. [제작진 쪽에서 소재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섬에 며칠 더 있어야 할 수도 있어요. 잘 생각해 봐요.] 날짜가 연기될 수도 있다는 말에 신다정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섰다. 의자에 앉아 있던 박시언은 신다정이 왜 갑자기 이런 행동을 하는지 모른다. 이때 신다정이 박시언에게 다가와 물었다. “배불리 먹었어?” 박시언이 평소 많이 먹는 것도 아닌 데다 인스턴트 음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조금 전 몇 젓가락 먹은 후 더는 먹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전혀 배가 고프지 않다. 그러나 신다정이 진지한 표정으로 묻자 박시언은 바로 대답했다.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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