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6장
“한 번 가봐요. 신다정 씨가 몇 명이나 기억하는지.”
허성곤은 휠체어를 밀며 방을 나왔다.
양미간을 비비는 지태준은 매우 피곤한 듯한 모습이었다.
거실 내, 신다정은 사람의 초상화를 보며 오늘 저녁 만난 사람들을 애써 생각해 내고 있었다.
연회에 온 사람들이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해성시에서는 이름을 알린 사람들이고 신다정 또한 연회에 가기 전에 해성시의 기업인들에 대해 조사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아볼 수 있었다.
“킵.”
“킵.”
“패스.”
...
신다정은 앞에 있는 사진과 정보를 보며 머릿속에서 필터링했고 이를 지켜보던 강금희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다정아, 너 기억력이 정말 대단해. 이 많은 사람들을 다 기억하다니.”
허성곤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열일곱에 석사학위를 받은 여자니까요.”
선비 가문에서 자란 신씨 집안의 자손은 자연히 남달랐다.
신다정은 53명의 얼굴을 알아봤고 뒤로 갈수록 점점 무기력해져 기억 속의 얼굴과 사진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이 되었다. 반지훈이 다음 사진으로 바꾸자 옆에 있던 허성곤이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반지훈은 흠칫 놀라며 물었다.
“왜요? 한꺼번에 다 확인하는 게 좋지 않아요?”
강금희가 앞으로 걸어 나와 반지훈의 머리를 툭 치며 말했다.
“바보야, 너 같으면 한 번에 다 알아볼 수 있겠어? 계속하면 다정이의 기억에 방해만 돼.”
반지훈은 뒤통수를 문지르며 말했다.
“알았어. 때리지 마!”
신다정이 말했다.
“다시 한번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50명이 넘는 사람을 알아봤지만 많은 사람들을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하루 저녁에 만난 사람이 너무 많기에 다른 사람들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다면 나중에 분명 우환이 있을 것이다.
“됐어요.”
이번엔 허성곤이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다시 가도 다 기억하지는 못할 거예요. 더 위험할 수도 있고요.”
강금희도 한마디 했다.
“그래 다정아, 위험하니까 가지 마.”
강금희는 말을 마치자마자 돌아서서 옆에 있는 반지훈을 바라봤고 그러자 반지훈도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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