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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장

집사는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 옷은 그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지정호는 신다정을 나무라며 말했다. “그럼 진작 말했어야지, 괜히 계속 연기했잖아.” “할아버지가 열연하시는 것 같아서 일부러 말씀 안 드렸어요.” “이 아이가 어쩌면 어머니와 똑같아.” 신다정은 피식 웃었다. 고급스러운 양식이 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을 본 지정호는 입맛이 없었다. “태준 이놈이 널 좋아하는 것 같아. 나도 네가 마음에 드니 얼른 날짜를 빨리 정하는 게 좋겠어. 너희들을 결혼시키면 내 걱정거리도 다 사라질 것 같네.” 신다정이 나이프와 포크를 휘두르자 지태준이 말했다. “결혼식은 신경 쓰지 마세요. 우리도 계획이 있어요.” “무슨 말이야?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결혼하지 않겠다고? 우리 집안에 결혼식을 치를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네 녀석은 왜 이렇게 인색해?” 지정호는 분명 오해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옆에 있는 집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 신다정 씨는 아직 이혼하지 않았어요.” “아직 이혼하지 않았고? 박씨 집안 그 자식이랑?” 지정호가 박시언을 싫어한다는 건 업계에서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만날 때는 그래도 인사치레는 하는 편이었다. 지정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지태준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일하면 좀 깔끔하게 해. 자기 여자가 남의 마누라가 되게 내버려 두고! 너의 아버지보다 훨씬 못해!” 그러자 지정호는 바로 지시했다. “내 뜻이라고 전하고 당장 박씨 집안 사업에 끼어들어서 사흘 안에 이혼시켜!” 신다정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이 일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저와 시언 씨는 곧 이혼협의서가 나올 거예요. 지금은 쇼윈도 부부 역할을 하고 있는 거예요.” “협의가 있다고?” “네, 있어요.” “계약서가 있으면 더 잘됐네. 위약금 정도는 지씨 집안에서 얼마든지 줄 수 있어.” 지정호의 말을 들은 지태준이 화를 참지 못하고 말을 하려고 할 때 신다정이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다들 장사하는 사람들이에요. 장사에 손해 보는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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