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2장
지태준은 성큼성큼 다가가 신다정을 감싸 안았다.
“다정이를 건드리지 말라니까.”
지태준의 얼굴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웃는 모습도 지정호의 얼굴에서 어느새 사라졌다. 지정호는 손에 든 젓가락을 내려놓고 목에 두른 스카프를 벗었다.
늙은이의 목소리에는 무시 못 할 위엄이 서려 있었다.
“할아버지께 그렇게 말하는 놈이 어디 있어?”
일 년 내내 호강에 겨워 지내다 보니 지정호의 몸매는 살짝 살이 붙어 있었지만 얼굴에는 주름이 많지는 않았다. 머리는 희끗희끗하지만 몸가짐이 단정하여 신사적인 노인처럼 보였다. 다만 두 눈은 지태준과 똑같이 침략적이고 야성적인 위험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태준 씨, 할아버지께서 나를 곤란하게 하지 않으셨어요. 방금 같이 밥 먹고 있었는데.”
밥을 먹었다는 말에 지태준은 그제야 지정호 앞에 만두 한 접시가 놓인 것을 알아차렸다.
지태준은 앞으로 나가서 독이 든 만두인지 확인하기라도 하는 듯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었다.
지태준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조금 짜.”
“태준 씨, 만두 내가 빚은 거야.”
“맛있어.”
자신의 손자가 이렇게 빨리 변한 모습을 본 지정호는 깜짝 놀랐다. 이 토끼 새끼의 품행이 어쩌면 당시 연애하던 그의 아빠와 똑같을까!
“만두도 먹었으니 사람은 이만 내가 데려갈게요.”
지태준이 구경만 하고 있는 지정호를 힐끗 쳐다보자 지정하고 말했다.
“내 손자며느리에게 밥까지 차려줬는데 데려가겠다고? 손자며느리, 갈 거야? 안 갈 거지?
신다정은 지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 있어요. 나 배고파요.”
지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지정호를 바라봤다.
“내 마누라가 배고프다고 하는데 밥은 어디 있어요?”
“가, 가버려. 와이프가 있다고 할아버지를 잊으면 어떡해!”
지정호는 불평했지만 두 사람을 데리고 부엌을 나와 위층으로 올라갔다.
하인들이 갈아입을 옷을 준비해줬기에 이내 말쑥하게 차려입고 거실에 나타났다.
평소 외부인에 공개하지 않던 지씨 집 로비 식탁이었다. 신다정은 지정호와 장 가까운 자리를 골라 앉았다.
지태준은 내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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