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4장

하지만 운명의 끈은 두 사람을 다시 이어주었고 이혼을 원하지 않았던 전생에 비해 이번 생에는 그녀가 먼저 모든 것을 포기했고 오히려 박시언이 이혼을 원하지 않았다. 신다정은 전생에 이런 남자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한 자신이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복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여러 가지 수단을 쓴 이유는 신씨 가문이 전생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고 신씨 가문이 해성에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이다. 유일한 변수는 박시언이 그녀를 좋아하게 되면서 이혼을 하지 않는 것이다. 신다정은 이혼 후 박시언과 모든 관계를 끊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번 생의 신다정은 더 이상 전생에 남자 하나에 미쳐 사랑을 갈구하던 신다정이 아니었고 오롯이 자신의 일과 삶을 위해 살아가는 신다정이었다. 이번 생에 그는 신씨 집안의 모든 것까지 짊어지게 되었다.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박시언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 병원 사람들은 박시언의 수술을 위한 회의를 시작했고 불과 10분 만에 간호사와 의사 모두 수술실로 모였다. 신다정이 가족으로 수술 동의서에 서명했고 박시언이 수술실에 들어간 지 30분이 되어서야 이 비서가 왔다. 이 비서가 신다정의 옆에 서서 말했다. “임미연 씨는 아마 임씨 집안으로 간 것 같습니다. 사람을 보내 찾는 중이니 찾으면 꼭 사모님 앞으로 데려올게요.” “임연아를 데려오는 일은 일단 미뤄둬요.” 신다정은 피곤한 말투로 말했다. “어르신이 대체 어느 남자더러 임연아의 방에 들어가라고 했는지부터 먼저 말해 보세요.” “그게...” 이 비서는 잠시 침묵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실 그날 일은 박 대표님도 몰라요. 그날 밤 임연아의 방에 남자가 들어간 것도 몰랐어요. 나중에 임연아의 태도가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박 대표님이 의아해 조사해 보니 어르신의 운전기사였어요...” 여기까지 들은 신다정은 아주 황당했다.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최정애의 운전기사가 이미 서른 살이 넘었다. 그런데 그런 운전기사를 시켜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여자의 몸을 더럽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