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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장

값비싼 혼수를 해갔다는 말에 신다정은 모든 것을 깨달았다. 송 회장이 허리를 굽힌다면 최정애 같은 체면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분명 받아들일 것이다. 서찬미의 뱃속에 박씨 집안의 장손이 있기 때문이다. 신다정은 냉소를 지었다. 전생이든 현생이든 최정애는 늘 이렇게 돈만 챙기나 보다. 신다정이 신씨 집안의 딸이였을 때 최정애는 그녀를 가장 완벽한 손자며느리로 대해줬다. 하지만 서찬미의 임신이 박씨 집안에 도움이 된다면 마찬가지로 서찬미를 하늘로 끌어 올릴 수 있다. 서찬미는 송씨 가문의 딸이라는 신분에 박시언의 아이까지 가졌으니 최정애는 서찬미를 더욱 좋아할 것이다. 그녀와 박시언의 사이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전생과 같은 비참한 최후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박 대표가 안 보이는 것이 참 이상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박 대표가 왜 아직도 안 보이는 걸까요?” 김혜영이 의심스러운 듯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사실 김혜영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궁금해했다. 박씨 집안의 미래 사모님까지 얼굴을 드러낸 마당에 남자 주인공 박시언은 왜 아직도 보이지 않을까? “신 대표님.” 장 비서가 신다정의 귀에 대고 몇 마디 속삭이자 신다정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알았어.” “신다정 씨, 무슨 일 있어요?” “좀 올라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사모님, 조금만 기다려 주실래요.” 김혜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요.” 신다정은 드레스를 들고 옆에 있는 장 비서를 향해 말했다. “여기서 기다리세요. 2층에 다른 사람은 들이지 말고요.” “네, 신 대표님.” 신다정이 위층으로 올라갔다. 박씨 저택 2층은 텅 비어 있었다. 이때 서찬미가 모퉁이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하얀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한없이 가련해 보였다. “다정 언니...” “박시언을 만날 줄 알았는데… 송연지 씨, 박시언의 이름으로 나를 부른 이유는? 나와 하고 싶은 얘기가 뭔데?” 신다정의 냉담한 태도에 서찬미는 한 발 앞으로 다가와 억울한 듯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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