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3장
서찬미는 다급하게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비호 씨! 왜 이제야 돌아와요?”
윤비호는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일 좀 처리하느라.”
“무슨 일을 한밤중에 처리하는데요?”
남자가 하는 말을 믿을 서찬미가 아니다.
남자들은 밥 먹듯이 거짓말을 한다. 집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 밖에 다른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서찬미의 눈빛은 의심으로 가득했고 이내 윤비호의 하얀 옷깃에서 립스틱 자국을 발견했다.
립스틱 자국을 본 서찬미는 꼬투리라도 잡은 듯 손을 뻗어 윤비호의 멱살을 잡아당기며 물었다.
“이게 뭐예요?”
옷깃에 묻은 립스틱 자국을 본 윤비호는 신다정이 차에서 일부러 그의 품에 안긴 뒤 몸을 일으키며 시선을 마주치던 장면이 떠올렸다.
순간 윤비호는 무언가를 깨달았다.
이 여자는 서찬미의 의심을 사기 위해 그를 이용했다.
윤비호가 설명하지 않자 서찬미는 의심이 확신으로 변했고 이내 화를 냈다.
“날 좋아한다고 하면서 나에게는 손도 안 대더니 그저 애틋한 척한 거였군요! 밖에 다른 사람 있을 거라고 진작 의심했어요!”
“연지야, 내 말 좀 들어봐...”
“안 들을래요. 안 들어요! 아빠에게 말할 거예요. 날 전혀 사랑하지 않는다고! 다 거짓이라고!”
평소 서찬미는 이런 말로 애교를 부렸다. 오늘 이 말을 남기고 별장을 뛰쳐나오려던 순간 윤비호가 그녀를 밀쳤다.
깜짝 놀란 서찬미는 바닥에 쓰러진 채 윤비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감히 나를 밀어요?!”
요즘 윤비호는 서찬미를 보배처럼 감쌌다. 불면 날아갈까 놓치면 깨질까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이 순간 윤비호의 시선은 마치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것을 보는 듯 낯설기만 했다.
윤비호는 몸을 반쯤 웅크린 채 서찬미의 턱을 움켜쥐며 말했다.
“네가 송씨 집안 딸이라고? 어울린다고 생각해?”
“당신...!”
“네가 송씨 가문의 딸이 아닌 것을 모를 줄 알았어? 도박꾼의 딸, 살인범, 거짓말쟁이인 너를 송씨 가문의 딸로 만들어 준 것에 감사해도 모자랄 판에!”
윤비호의 말에 서찬미는 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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