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반지훈 말이 맞았다. 신다정은 허성운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다들 허성곤이 독한 사람이라는건 알지만 그의 동생인 허성운이 더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건 모른다. 그러니 미리 친구로라도 연을 맺어야 앞길이 순탄할수 있을거다.
허나 허성운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달리 아부를 떠는건 질색하는 편이다..
마치 박시언과 비슷하다고 할까. 일부러 잘 보이려 온갖 노력을 다 했음에도 바퀴벌레 취급하듯 눈길 한번 안 주던 박시언은 신다정이 더는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자 그제야 안달이 나 먼저 들러붙곤 했었다.
신다정은 일부러 교수청사 후문으로 빠져나가 허성운의 눈에 띄지 않았다.
땅거미가 짙게 깔린 밤, 비몽사몽 잠에서 깨니 머리가 아파왔고 어느새 밖엔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어릴때부터 허약했던 신다정은 비 오는 날만 되면 이상하게 열이 나곤 했다.
약을 사려 나가려다 서랍 위 흰 메모지를 발견하였다. 비상약들을 넣어뒀다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서랍을 열어보니 그 안엔 각종 약들로 꽉 채워져있었다.
지태준이 미리 넣어둔건가?
그때, 박시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무뚝뚝하고도 쌀쌀맞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디야 지금.”
“오늘 개학 첫날이라 짐 싸서 나왔는데.”
“누가 마음대로 나가래?”
박시언의 말투는 부부 사이라곤 밑겨지지 않을만큼 차갑고 화가 나 있었다.
두통이 극한까지 다달은 신다정은 더는 박시언과 입씨름을 하기 싫어 아예 전화를 끊어버렸고 약을 먹은 뒤 다시 잠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 두통은 여전히 그대로였고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수업 첫날부터 지각생으로 낙인 찍히고 싶진 않았다.
강의실 건물 앞에 도착한 신다정은 습한 공기에 숨이 턱턱 막혀왔고 바로 그때, 누군가 신다정의 손목을 확 잡아당겨 그녀를 벽에 밀쳤다.
어안이 벙벙해 고개를 드니 허성운이 차갑게 쏘아보며 말했다.
“어젠 왜 안왔어?”
“뭐?”
“모른 척 하지 말고. 내가 기다리라고 했는데 어디 갔었냐고.”
“저기요 도련님, 내가 간다고 말한적 있나요?”
몰려오는 두통에 신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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