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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혼자만 아는 척 일부러 폼을 잡는 허성운에게 신다정이 쌀쌀맞게 한 마디했다. “아니.” 허성운은 꽤나 놀란 눈치다. “알고 싶지 않아?” “관심 없는데.” 교수님이 누구든 그저 조용히 있다가 졸업장만 받으면 그 뿐이다. “그럼 난 누군지 알고?” “허 도련님, 방금 교감 선생님이 말씀하셨잖아.” “그런데도 그렇게밖에 말 못 하나?” 신다정이 고개를 틀어 허성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미안한데 지금 수업 중이거든?” 허성운이 흥미진진한 눈빛으로 신다정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던 찰나, 반지훈이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맨 뒷줄 학생, 수업 시간에 여학생한테 작업걸면 쓰나!” 어림도 없지, 친구가 좋아하는 여잔데! 허성운은 못마땅한듯 반지훈을 쳐다봤지만 이상하게 화는 내지 않았다. 겉으로 티는 내지 않았지만 다들 잘 알고 있었다. 해성대 역시 그리 호락호락하기만 한 곳은 아니었고 무서울게 없는 명문가 자제들을 관리하기 위해 특별히 이런데에 목 매지 않는 반지훈을 데려왔던거다. 반지훈의 뒤를 봐주는건 다름 아닌 지태준이니까. 겉보기엔 해성시에서 별다른 권력이 없어 보이지만 어르신이 손자로 인정한 후 이 구역에서만큼은 무서울게 없는 놈이 됐으니 말이다. 지태준 그는 법망 밖에서 사는 사람이었고 거의 해성시 모든 기업들에선 그를 통해야만 불미스러운 일들의 증거를 인멸할수가 있었다. 그러니 지태준과 원한을 사는 일이 없어야 했다. “자, 다들 일단 자기 소개부터 하자. 앞으로 동고동락할 사이들인데.” 반지훈의 말에 다들 한 명씩 강단으로 올라가 의기양양하게 집안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무슨 대기업이라느니 유학생 출신이라느니 사회에 얼마나 큰 기여를 했다느니 자랑도 참 다양했다. 어느덧 신다정의 차례가 됐고 강단으로 올라간 신다정은 딱 한 마디만 내뱉었다. “신다정이라고 해.” 사람들이 하나둘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앞서 박시언의 와이프인 신다정이 그를 등에 업고 낙하산으로 해성대에 들어왔다는 소문이 퍼졌었고 그들은 이런 신다정을 업신여기며 비웃기 시작했다.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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