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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장

최 여사는 언성을 높였다. “넌 아직도 여기에서 일하고 있으면 어떡해! 네 아기가 다른 남자한테 아빠라고 부르게 생긴 걸 알기나 해?” 박시언은 눈살을 찌푸렸다. “할머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무슨 말이냐고? 서찬미가 다른 남자하고 도망가게 생겼다고! 정말 몰라? 서찬미 뱃속에 네 아기가 있는데 정말 이대로 도망가게 놔둘 거야?” 최 여사는 화가 나 있었다. 박시언은 아무렇지 않은 듯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놔준 거예요.” “뭐?” 최 여사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어떻게 자신의 아들을 임신한 여자가 다른 남자하고 도망가는 걸 허락할 수가 있지? 최 여사는 화를 참지 못했다. “시언아,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줄이나 알아? 어쩜 우리 가문에 너같이 나약한 남자가 있을 수 있어! 나는 또 신다정이 서찬미를 데려간 줄 알고 이 할머니가 병원에 가서 얼마나 큰 웃음거리를 만들었는지 알아?” 신다정의 이름을 언급하자 박시언은 멈칫했다. “신다정을 만나셨어요? 병원에 있어요?” 신정 그룹에 변고가 일어난 이후로 그는 신씨 저택에 가서 몇 번이고 문을 두드렸는데도 모두 거절을 당했었다. 그런데 최 여사가 신다정을 찾으러 갔다니! 신다정이 다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박시언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최 여사가 박시언을 붙잡았다. “어딜 가!” 박시언은 미간을 찌푸렸다. “할머니, 그만하셨으면 됐잖아요?” “뭐? 할머니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신다정이 시집을 온 이후로 잠잠할 날이 없으니 최 여사는 열불이 났다. 더군다나 손자마저 말을 안 듣고 있으니 말이다! 박시언은 미간을 문질렀다. “이 비서!” 이 비서가 들어오자 박시언이 차갑게 지시를 내렸다. “할머니를 집으로 모셔다드리고 내 명령 없이는 어디도 못 가게 해.” “네. 대표님.” 이 비서가 최 여사 옆으로 가서 말을 건넸다. “어르신, 대표님이 다음 일정이 남아 있으니 이만 나가시죠.” “박시언!” 최 여사는 박시언을 불러들이려 했지만 머릿속에 온통 신다정이 다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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