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장

“내 말대로 하고 나머지는 신경 쓰지 마.” “네, 박 대표님.” 한편, 신씨 집안 사람들이 한밤중에 박씨 저택에 찾아가 소란을 피운 일이 파파라치 카메라에 포착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모안 그룹 대표이사실에서 이 뉴스를 본 신다정은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신재섭이 그녀를 위해 이렇게 빨리 박씨 집안과 싸울 줄은 몰랐다. 신재섭은 예전부터 번거로운 일을 꺼리는 성격이었다. 큰일이 아니면 찾아가서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 “신 대표님, 저를 찾으셨나요?” 장 비서가 들어왔다. 신다정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다정이 말했다. “신정 그룹의 인수합병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 같아. 재무팀에 가서 지금 당장 인수합병 계약서를 작성하라고 해.” “지금이요?” 장 비서는 어리둥절했다. 신다정이 왜 이렇게 갑자기 신정 그룹을 인수하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슨 문제라도 있어?” “신 대표님, 신정 그룹을 인수합병하면 움직임이 커서 다른 사람의 눈에 많이 띌 겁니다.” “상관없어. 내 말대로 해. 신정 그룹의 모든 의사 결정권은 나에게 있으니까.” 신재섭은 일찌감치 신씨 집안의 모든 재산을 그녀에게 넘겼다. 신다정은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즉시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다만 전에는 이렇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신재섭과 박씨 집안이 사이가 완전히 틀어졌기에 박씨 가문이 신씨 가문에 어떤 수단을 쓸지 모른다. 따라서 지금 당장 인수합병을 함으로써 신정 그룹을 모안 그룹의 보호막 아래에 있게 해야 했다. 한편 신재섭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인맥을 동원해 신다정을 찾았다. 진미선은 신재섭의 눈치를 살피며 떠보듯 말했다. “바다에 빠진 지 이렇게 오래됐어. 박시언도 시체를 찾지 못했는데 아마 진작 사고가 났을지 몰라. 신씨 집안에 주인이 없으면 안 되잖아. 여보, 회사를 생각해야 해.” 신재섭의 얼굴이 확 변했다. “뭐라고? 시체? 절대 그런 일은 없어! 괜히 재수 없는 말하지 마!” 신재섭의 말에 진미선도 화가 나 불평했다. “바다에 빠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