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장
“찬미 씨, 주문했어?”
이때, 화장실에서 나온 주경희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서찬미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이요.”
주경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떻게 된 거야? 주문 같은 작은 일도 잘 못 해? 됐어. 내가 주문할게.”
주경희의 말투는 리더로서 직원을 압박하는 어조였다.
여기 있는 사람들도 바로 알아챘다. 동료와 같이 온 것이 아니라 리더와 같이 온 것이다.
서찬미의 안색이 더욱 안 좋아졌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을 심정이었다. 그녀는 곧바로 자기 자리에 돌아와 앉았다. 박시언의 테이블과 거리를 뒀다.
신다정이 일부러 서찬미를 곤란하게 한 것을 알아차린 박시언은 낮은 소리로 물었다.
“기분 나빠?”
“아니.”
신다정은 들고 있던 컵을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 내 물건에 손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박시언은 쓴웃음을 지었다.
“질투하는 줄 알았어. 내가 별생각을 다 했네.”
과거 신다정은 이유 없이 서찬미를 괴롭힌 적이 없다. 그래서 박시언은 신다정이 질투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신다정이 서찬미를 괴롭힌 것은 질투가 아니라 본인이 한성 그룹 사모님의 신분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박시언은 충분히 기뻤다.
박시언은 신다정에게 반찬을 집어주며 말했다.
“언젠가 당신이 질투 때문에 서찬미를 곤란하게 한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
신다정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늘 이렇게 한 것은 서찬미가 박시언에게 버림받았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이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모두 똑똑하기에 무슨 상황인지 바로 알아차리고 알아서 줄을 설 것이다.
서찬미의 유일한 가치는 박시언의 여자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제 박시언은 서찬미와 관계를 끊었으니 그 사람들도 더이상 서찬미와 엮이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박시언의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서찬미를 피할 것이다.
그녀가 이렇게 하는 것은 서찬미의 모든 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기 위함이다.
내일, 늦어도 모레는 모두가 서찬미가 박시언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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