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3장
날이 어두워지자 신다정 차를 몰고 박씨 집으로 왔다.
최정애 역시 소파에 안 좋은 안색으로 앉아 있었다.
“할머니, 시언 씨는요?”
신다정은 최정애가 박시언도 같이 불렀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최정애는 그녀와 따로 이야기를 나누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언이는 아직 회의 중이야. 늦게 오라고 했어.”
신다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최정애가 입을 열었다.
“최근 유씨 아주머니에게서 듣자니 사흘이 멀다 하고 집을 비운다며? 와도 잠깐 있다가 바로 가고? 왜? 밖에서 살 집을 구한 거야?”
최정애의 말투는 범죄자를 심문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신다정이 웃으며 말했다.
“집에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일자리를 구했어요.”
“황당하네!”
아니나 다를까 최정애는 예상대로 화를 냈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신씨 집안의 딸이야. 박씨 가문의 사모님이고. 너의 신분을 똑똑히 알아야지. 어떻게 함부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어? 네가 회사에 취직해 출근하는 것이 만약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 우리 박씨 가문을 어떻게 보겠어? 이것은 우리 박씨 집안과 너희 신씨 집안의 체면을 깎는 거야!”
신다정은 화를 내지 않았다. 최정애는 태어날 때부터 명문 재벌 집 규수로 단 하루도 출근한 적이 없다. 그래도 서너 세대 정도는 마음껏 쓸 수 있는 재산이 있다. 이런 사람이 돈이 없는 날을 두려워하겠는가?
전생에 그녀도 그랬다. 신씨 가문을 등에 업고 박시언에게 시집가면 평생 근심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신씨 가문은 믿을 수 없고 박시언은 더 믿을 수 없다.
돈이 없어 막다른 골목에 몰린 경험을 한 적이 있기에 절대 두 번 다시 겪지 않을 것이다.
신다정은 의자를 끌어당겨 최정애 맞은편에 앉았다.
최정애는 신다정이 자기 앞에 아무렇지 않게 앉자 잠시 멍해졌다.
신다정은 여전히 웃으며 말했다.
“할머니, 화내지 마세요. 저는 그냥 우리 집에 출근한 것뿐이에요. 집안 회사를 관리하는 것이니 창피할 것이 없어요. 지금 할머니께서 걱정해야 할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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