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5장

“진정하라고? 낙성은 내 땅이야!” 김영수는 잠깐 해성에 들른 것뿐인데 돌아갈 집이 없어졌다. 그 누구라도 이런 충격을 견디기 힘들 것이다. 신다정이 말했다. “지금 돌아가도 소용없어. 서한 그룹은 뿌리가 깊고 복잡해. 네가 아무리 서한 그룹의 실세라고 해도 광명회를 이길 수 없어. 성도아를 찾아가서 어떡할 건데? 너는 성도아에게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거야. 그러면 더 답답해 미치지 않을까?” “대표님, 신다정 씨의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지금은 일단 상처를 치료하는 게 더 중요해요.” 마충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김영수가 싸늘한 눈빛으로 마충재를 쳐다보자 마충재는 눈치껏 입을 다물었다. 신다정이 말했다. “이번에 내가 일부러 CCTV 영상을 위조해서 배성연에게 넘겼어. 광명회에서 배연화를 데려갔다고 오해하게 만들면 배성연과 광명회 사이에 갈등을 일으킬 거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배성연조차 배연화를 데려간 성도아를 어쩌지 못했어. 네가 배성연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해?” “신다정, 무슨 뜻이야?” 김영수의 얼굴에 분노가 서려 있었다. “내가 배성연보다 못하다는 거야?” “사실이 그렇잖아, 김 대표. 현실을 직시해. 배성연은 진짜로 대단한 사람이야. 배연화가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나도 배성연을 어떻게 하지 못했을 거야.” 신다정은 사실대로 말했지만 김영수는 이런 진실이 듣기 싫었다. 신다정이 계속 말했다. “솔직히 말할게, 해성으로 돌아오기 전에 성도아에게 전화를 걸었었어.” “성도아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야. 우리와 광명회는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잘 아니까, 그래서 성도아에게 전화를 걸어 일부러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조성했어.” 그 말에 김영수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의미심장한 분위기?” “배성연이 성도아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CCTV 영상을 위조했기 때문이야. 하지만 성도아는 이 사실을 몰라. 단지 내가 속셈이 많다고만 생각할 거야. 성도아는 어쩌면 본인이 광명회의 멤버라는 것을 내가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고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