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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0장

펑! 총성이 울리는 순간 신다정은 귓가에 바람이 휘몰아치는 것을 느꼈다. 이내 이명 소리가 들리더니 온 세상이 조용해진 것 같았다. 하지만 신다정은 총에 맞지 않았다. 지태준이 언제 왔는지 경호원의 목을 비틀었다. 조금 전 총성은 아마 경호원이 죽기 전 실수로 쏜 것 같다. 정장 차림에 검은색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신다정은 지태준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가자!” 지태준은 길게 말할 겨를이 없었다. 조금 전 경호원이 누른 경보기 때문에 모든 경호원들이 곧바로 이곳에 모이기 때문이다. 지태준을 따라 밖으로 뛰어간 신다정은 아수라장이 된 1층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연회장 대문은 이미 굳게 닫혔고 경호원들이 그들을 향해 몰려왔다. 조금 전 마약 가스를 너무 많이 마신 신다정은 정신이 혼미해졌고 머릿속이 하얘진 것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고개 숙여 지태준이 잡고 있는 손을 본 그녀는 전에 누군가가 그녀를 이렇게 잡아줬던 것이 떠올랐다. 누구였을까? 기억이 너무 희미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빛과 그림자 때문에 소년의 모습은 허공에 희미하게 나타났다. 그녀가 겪었던 일이 아니라 그저 환상인 것 같았다. 주변에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 재벌들도 당황한 얼굴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바람에 연회장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지태준은 신다정의 손을 꼭 잡고 대문을 향해 달려갔다. 대문 경호원들에게 이미 계엄령이 내려졌지만 지태준이 휘파람 소리를 내자 고성 밖도 혼란스러워졌다. 총소리, 싸움 소리, 비명 소리... 모든 소리들이 한 데 뒤엉켰지만 신다정의 머릿속에는 한 사람만 떠올랐다. 그 사람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향해 말했다. “우리 집 다정이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남자를 만날 거야.” 어수선한 가운데 고성의 문이 갑자기 열렸다. 지태준이 한 손에 총을 든 채 무표정한 얼굴로 대문을 향해 총을 쐈다. 한 발, 두 발, 세 발... 신다정은 이토록 냉혹하고 무자비한 지태준의 모습을 처음 봤다. 지태준은 태어날 때부터 감정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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