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0장
박시언은 이내 마음을 가라앉힌 뒤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가세요”.
“하지만 어르신이...”
“나가라고요!”
“네, 대표님.”
유씨 아주머니는 방을 나간 후 방문을 닫았다.
닫힌 방문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박시언은 문득 10여 년 전에 할머니가 이렇게 서재 방문을 닫았던 것이 생각났다.
그녀는 항상 거절할 수 없는 어조로 그에게 명령했다.
‘이 책들을 다 읽지 못하면 밖으로 나오지 마!’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는 무릎을 꿇은 채 등나무 줄기로 최정애에게 죽도로 맞았고 때리는 최정애 또한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다.
“노력하지 않고 어떻게 박씨 가문을 지키려고 그래!”
어린 박시언은 무릎을 꿇은 채 고통과 굴욕을 참았다.
그때부터 그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웠다.
그는 누구를 좋아해서도 안 되었고 좋아할 수도 없었다.
한성 그룹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하면 안 되었고 박씨 가문 외에 그에게 가치 있는 것이란 없었다.
교육가라고 자부하는 최정애는 두 아이를 인재로 키웠다.
최정애는 아들 교육에 최선을 다했지만 박근영은 결국 집을 나갔고 최정애는 자기 아들을 치욕으로 여겼다.
그리고 지금은 박시언이었다.
박시언은 20년 넘게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그녀에게 감사한 마음도 있었다.
지금의 박시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자리에서 일어난 박시언은 거울 앞에 가서 거울 속에 있는 사람을 차분히 바라봤다.
할머니에게 적어도 감사함은 남아 있었다.
적어도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감추는 방법과 사람들에게 감정을 들키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 줬다.
지금 이 순간 아무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서재의 문을 다시 연 박시언은 유씨 아주머니가 문밖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유씨 아주머니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대표님...”
“장례 준비에 필요한 물건들 준비하세요. 내일... 발인할 테니까.”
“내일이요?”
유씨 아주머니는 어리둥절했다.
이렇게 서두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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