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2장
“그런데 이제 와서 뿌듯하다고요?”
박시언은 뒷걸음질치며 박근영과 거리를 뒀다. 그러고는 한층 더 싸늘해진 목소리로 자조하듯 물었다.
“아버지라고요? 진작 죽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죽었는데 왜 돌아왔어요?”
박근영은 목에 있던 변성기를 떼어낸 뒤 박시언을 향해 말했다.
“네 어머니를 위해서야. 내가 이렇게 하는 것도 우리 가족이 다시 상봉해 만나게 하기 위해서이고.”
박시언은 박근영의 말이 가소롭기만 했다.
“다시 상봉하기 위해서라고요?”
박시언은 주위의 사진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게 말하는 상봉이에요? 박근영 씨, 똑똑히 들어요. 바깥사람들은 당신이 이미 죽은 줄 알아요! 그것도 20년 전에! 한성 그룹에는 박근영이란 사람이 없어요. 나도 당신이 필요 없어요!”
박시언의 인상 속에 아버지는 진지하고 냉담하며 감정이 없는 기계 같은 사람이었다.
아버지란 사람에 대한 기억이 워낙 적은 데다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박근영이라는 사람은 그의 머릿속에서 그저 허영에 불과했다.
그런데 하필 지금 이런 상황에 다시 돌아오려고 하다니!
그것도 이렇게 많은 풍파를 일으키면서 말이다.
20년 전 박씨 가문의 권력자 박근영이 갑자기 사망한 뒤 박씨 가문에 큰 난리가 난 것을 박시언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영결식에서 최정애는 박시언에게 한성 그룹 권력자는 죽었고 박씨 가문에 더 이상 박근영이 없다고 말했었다.
그때 박시언은 앞으로 아버지보다 더 대단한 인물이 되어 박씨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맹세했다.
어느 날 갑자기 박근영이 다시 나타난다고 해도 결코 아버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박근영이 말했다.
“시언아, 넌 그래도 내 아들이고 박씨 가문은 여전히 내 집이야. 여진이도 네가 이렇게 큰 걸 알면 흐뭇해할 거야. 지난 몇 년 동안 네가 크는 것을 지켜봤어. 혼자 이 모든 것을 감당해내고 정말 대단해. 하지만... 넌 마음이 너무 여려. 너와 나는 감정적인 부분에서 늘 너무 우유부단해. 이런 우유부단함은 널 죽이는 칼이 되어 돌아올지 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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