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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1장

딸깍. 이때 반정국이 갑자기 잔을 내려놓더니 얼굴을 찡그리며 오희수를 바라보고 말했다.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이 사람은 지씨 가문의 후계자야. 허성곤이 아니라.” 오희수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눈앞의 지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허성곤이 아니에요? 하지만 다정이는...” “됐어. 차가 식었으니 가서 뜨거운 물 좀 내와.” 반정국은 들고 있던 찻주전자를 오희수 앞으로 밀었다. 오희수가 다른 말을 더 하려고 하자 반정국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하인을 향해 한마디 했다. “사모님을 데리고 가.” “네, 회장님.” 하인이 앞으로 나오더니 오희수를 부축해 위층으로 올라갔다. 오희수가 자리를 뜨면서도 여러 번 뒤를 돌아 신다정을 보는 모습에 신다정은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 집사람이 실수를 했네.” 반정국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10여 년 전에 큰 병을 앓은 탓에 제정신이 아니어서 가끔 횡설수설해.” “10여 년 전이요?” 신다정은 이내 반정국 말 한마디의 요점을 파악했다. 반정국이 고개를 들어 말했다. “조금 아팠을 뿐이야. 깊게 생각할 필요 없어.” 이때 옆에 있던 하인이 앞으로 나와 말했다. “회장님, 저녁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두 사람 이왕 온 김에 같이 저녁이나 먹지.” 반정국이 하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훈이와 금희도 밥 먹으러 오라고 불러.” “네, 회장님.” 하인이 반지훈을 부르러 가려는 것을 본 신다정은 지태준의 팔을 몰래 잡았다. 지태준은 신다정을 안심시키기 위해 그녀의 손등을 톡톡 쳤다. 그들이 반지훈과 강금희에게 충분히 시간을 벌어줬으니 이 정도면 될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한 모퉁이에서 반지훈과 강금희 두 사람이 걸어 들어왔다. 강금희의 계속된 눈짓에 신다정은 두 사람이 장부를 찾았다는 것을 알아챘다. 신다정이 지태준을 잡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저씨, 밥은 나중에 와서 먹을게요. 오늘은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래, 그럼 나도 강요하지 않을게.”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반정국도 그들을 붙잡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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