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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2장

“허성곤의 아내로 살면 위험해. 지금이 본인에게는 가장 좋은 선택이야.” 허성곤은 들고 있던 약을 삼킨 뒤 다시 침대에 기대어 눈을 붙였다. 어둠이 내리면 그는 항상 16년 전의 그날로 돌아갈 것 같았다. 그때 신다정은 겨우 여섯 살이었다. 허씨 가문을 노리던 사람들이 그녀와 허성운을 잡아갔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성운이를 구하러 가는 길에 복병을 만나 사고를 당해 이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같은 시각, 그도 신다정을 구하러 가다가 다리를 다쳤다. 그는 신다정을 품에 안고 폭파된 곳을 피해 기어갔다. 품에 상처를 입은 채 쓰러져 있는 신다정을 본 허성곤은 처음으로 자신의 무력함을 느꼈다. 여태껏 미신 같은 것을 믿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하늘이 그녀를 살려주길 바랐다. 그녀만 살 수 있다면 그 어떤 대가도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나중에 정신을 차렸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허성운은 고비를 넘기지 못한 상태였다. 그의 다리는 불구가 되었고 신다정은 큰 충격과 상처 감염으로 열이 내리지 않았다. 허씨 가문이 난장판이 되었지만 그는 무너질 수 없었다. 그해 허씨 가문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는 아버지가 남긴 허씨 가문의 모든 것을 짊어져야 했다. 신다정을 보러 갈 수도 없었고 업무 외에는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허성운은 끝내 고비를 넘겼고 그도 원수에게 복수도 했지만 고열을 앓던 신다정은 여섯 살 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때는 신다정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다가오면 오히려 그녀가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허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는 것이 결코 안전한 일은 아니었다. 모질게 마음먹고 6년 동안 그녀를 만나러 가지 않았다. 6년 동안 그는 건강을 회복하고 일에만 몰두했다. 그러다가 열일곱 살 때 정식으로 허씨 가문의 사업을 물려받았다. 그토록 강해졌지만 신씨 가문의 폭풍우를 막아주지 못했다. 신씨 가문에 일이 생겨서 신다정은 아빠와 엄마를 잃었다. 그녀가 슬퍼할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보러 갈 수 없었다. 또 여러 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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