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1장
‘오빠! 살려줘! 오빠!’
한 여자아이의 가슴 찢기는 듯한 울음소리가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악몽에서 깨어난 허성곤은 주위를 둘러봤지만 방안은 어두컴컴하기만 했다.
온몸의 힘이 빠진듯한 느낌에 허성곤은 침대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선명하게 들리면서도 희미한 기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오빠! 오빠, 약속해!”
“오빠! 안아줘!”
오빠...
오빠...
여자아이의 소리는 점점 더 가까이 들렸고 당장이라도 그의 앞에 나타날 것 같았다.
“오빠!”
눈을 뜬 허성곤은 마치 오래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한여름, 정원에는 풀 내음이 물씬 풍겼고 연못에는 잉어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햇빛이 정원을 따스하게 내리 쬈다.
열한 살 소년인 그의 앞에 예쁜 여자아이가 그를 불렀다.
그의 소매를 잡고 있는 여자아이의 피부는 도자기처럼 새하얬고 얼굴은 인형처럼 예뻤다.
반쯤 주저앉은 허성곤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모든 것이 운명의 굴레에 있는 짜인 각본 같았다.
“또 왜?”
“흔들이, 흔들이!”
여자아이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그네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건 흔들이가 아니라 그네야.”
“흔들이 해줘.”
어린 여자아이는 애걸복걸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래, 흔들이.”
아이를 바라보는 허성곤의 눈에는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허성곤이 일어서자 여자아이가 뾰로통한 얼굴로 말했다.
“오빠! 또 까먹으면 어떡해! 손을 잡아야지!”
여자아이가 팔을 번쩍 들어 허성곤의 손을 잡자 허성곤은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그네를 향해 걸어갔다.
“대표님!”
순간 허공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허성곤은 다시 정신을 차렸다.
깜깜한 방, 청산이 불을 켜며 허성곤을 향해 말했다.
“대표님, 또 악몽을 꾸셨군요.”
허성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거의 다 왔는데... 진짜로 조금만 더...”
그러자 청산이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더는 생각하지 마세요. 그때 일은 대표님과 상관없습니다.”
청산은 허성곤 앞에 약 한 병을 놓으며 말했다.
“약 드실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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