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2장
강금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다정아, 잘 생각해 봐. 정말 이대로 풀어줄 거야?”
그러자 신다정이 말했다.
“보내줘. 현제훈 씨, 그 사람이 현제훈 씨와 연락을 한 이상, 한 번으로 끝내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 나중에 또 연락이 오지 않을까?”
그 말에 사람들이 시선이 일제히 현제훈에게 쏠렸다.
“다음에 그 사람이 먼저 연락하면 만나는 시간과 장소를 알려줘. 만약 온라인으로 약속을 잡으면 그 사람과의 온라인 만남을 영상으로 녹화해 주고. 현제훈 씨, 가능할까?”
신다정을 올려다본 현제훈은 그녀가 그를 미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신다정이 그들을 놓아주어도 배후에 있는 사람은 반드시 현제훈에게 연락하여 신다정이 그의 신분을 아는지 확인할 것이다.
역시 지태준의 여자답다... 이런 것까지 다 생각하다니...
현제훈이 말했다.
“그래. 약속하지. 하지만 나도 한 가지 조건이 있어.”
“지금 네 목숨은 우리 손안에 있어. 나와 조건을 논할 자격 같은 것은 없어.”
신다정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신다정은 원수를 상대하는 데 결코 관대하지 않았다. 마음이 약해진 것은 단지 상대방이 아직 쓸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다정의 말에 현제훈은 입을 달싹이더니 힘겹게 일어나 신다정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신다정 씨, 부탁할게요. 한 가지만 약속해줘요. 화풀이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해요. 내 목숨을 내줄 수 있어요.”
현제훈이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자 주위 사람들은 순식간에 가만히 있었다.
강금희와 반지훈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눈앞의 현제훈을 본 신다정은 문득 김영수에게 잡혀갔을 때 자존심이 더 중요한지 목숨이 더 중요한지 물었던 김영수의 말이 떠올랐다.
그때 신다정은 목숨보다 자존심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김영수나 현제훈에게는 자존심이 가장 하찮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에서만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자존심을 내버리고 버둥거리며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는가?
한때 그들은 용성의 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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